[더케이뷰티사이언스]

H&B스토어, H&B편집숍, H&B멀티숍, 드럭스토어(Drug Store)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는 H&B스토어(Health & Beauty store)는 화장품, 헬스, 퍼스널 케어, 건강기능식품, 잡화 등의 상품을 종합해 취급하는 유통채널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현 CJ올리브네트웍스)이 HBC(Health & Beauty Convenience)라는 사업부를 신설해 1999년 최초로 올리브영(Olive Young)이라는 간판을 걸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우리나라의 H&B스토어는 미국의 월그린(Walgreens), 영국의 부츠(Boots), 홍콩의 왓슨스(Watsons)로 대표되는 드럭스토어(Drug store)와는 다르게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보다는 화장품과 뷰티 영역을 중심으로 확대해 왔다.


국내에서 올리브영과 GS왓슨스(현 랄라블라)를 중심으로 발전한 H&B스토어는 2010년 이전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13년 롭스(LOHB's)가 시장에 합류한 이후 2014년을 기점으로 매년 3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이 때부터 기존 화장품 내수시장을 선도해온 브랜드숍(한 개 브랜드의 제품만 모아 놓고 판매하는 중저가 로드숍)의 몰락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합리적이고 편의성을 추구하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변화한 소비 트렌드는 식상(?)한 원 브랜드를 취급하는 브랜드숍보다 넓은 매장에서 다양한 해외 유명제품과 중소기업 제품 등을 만나볼 수 있는 H&B스토어의 성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H&B스토어에서 매출 구성비가 가장 높은 카테고리는 화장품(뷰티)으로 전체 매출의 약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H&B스토어 대표 3사의 매장 수는 2019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올리브영 1203개, 랄라블라 168개, 롭스 125개다. 이들 3사를 포함한 H&B스토어 전체 점포 가운데 올리브영 매장 수 점유율은 65.8% 정도에 이른다. 사실상 독주를 하고 있는 셈이다.

1위 올리브영의 최근 3년간 매출을 분석하면 2015년 7570억원, 2016년 1조1140억원, 2017년 1조4280억원으로서 평균 성장률이 38%에 달한다. 그러나 2018년에는 신규점 오픈을 자제함에 따라 매출은 전년대비 15~20% 정도 성장한 1조7000억 수준으로 예상된다. 2014년 417개에 불과했던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2018년까지 3배 가까이 몸집을 불리면서 공격적인 외형 확대를 추진했다. 그러나 2018년 상반기부터 매출 감소세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롯데와 신세계 등 후발주자들과 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매출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2017년을 기준으로 매장 수 확대에 따른 매출액 대비 매출 원가율은 63.7% 수준으로 소폭 개선되었으나, 점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임대료와 지급수수료는 27.8%, 인건비율은 18.9%까지 상승하는 바람에 실제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4.8%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리브영은 2018년 12월부터 즉시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시작했다. 고객이 PC나 모바일로 화장품을 구매하면, 고객과 가장 가까운 올리브영 매장에서 제품을 3시간 이내에 직접 배송하여 주는 서비스이다. 먼저 서울지역부터 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부산과 광주 등 6대 광역시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위 랄라블라는 GS리테일과 홍콩의 A.S왓슨이 합작법인 왓슨스코리아를 설립하고 2005년 1호점 왓슨스(Watsons) 홍대점을 오픈한 것이 시작이었다. 왓슨스는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11개국에서 약 65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과 왓슨스는 시장의 진출시기만 다를 뿐 비슷한 수준의 매출과 매장 수를 보여왔다. 하지만 2014년부터 올리브영은 큰 성장세를 나타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왓슨스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계속되는 만성적자에 시달렸다. 이후 왓슨스는 A.S 왓슨과의 제휴 만료 시점에 A.S왓슨의 지분 50%를 모두 인수해 지분권 100%를 확보함으로써 2018년 2월부터는 랄라블라(lalavla)라는 GS리테일 단독 브랜드로 전환했다. 랄라블라는 즐거운 기분을 표현하는 랄랄라(lalala)와 행복한 수다를 의미하는 블라블라(blah blah)가 결합된 합성어이다. 랄라블라는 브랜드명을 변경 하면서 20~30대 여성고객들을 중심으로 사랑스럽고 생동감 있는 매장으로 이미지를 바꾸고, 색조 브랜드와 PB상품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또한 기존의 100% 직영 체제에 국한하지 않고, GS25 편의점과 같이 가맹사업을 시작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2018년 초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정보공개서만 등록하였을 뿐 아직까지 가맹점을 오픈한 사례는 없다. 업계에서는 GS25 편의점 인력을 대거 포진시켜 가맹사업을 본격화 하고자 하였으나, 가맹점주 입장에서 넓은 매장의 높은 임대차 비용과 인건비, 재고부담 등을 감안할 때 매출대비 투자수익률이 현실성 없다는 결론을 내린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랄라블라는 2017년말 기준 185개의 매장에서 2018년 100개의 매장을 공격적으로 오픈해 매장수 300여개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현재 매장 수는 168개로 오히려 감소했다고 한다. 매장 수 확대 실패에 따른 매출하락은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7년 영업적자는 180억원이었으며, 2018년 영업 적자는 전년보다 100억원이 증가한 280억원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랄라블라가 매년 시달리는 누적 적자와 더불어 현재의 사업 형태로는 앞으로 2위 자리도 지키기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위 롭스는 2013년부터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에서 운영 중인 브랜드다. 2018년에 돌파구를 찾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롭스의 100번째 매장으로 오픈한 이태원점은 매장면적이 860㎡(260평)에 달하는데 이는 기존 매장의 평균면적이 170㎡(50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배나 넓다. 이 곳에서는 넓은 매장을 활용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뷰티클래스 강연도 하고, 원하는 제품을 스튜디오 부스 형태에서 체험하는 체험형 컨텐츠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롯데백 화점, 롯데슈퍼와 롯데하이마트에 샵인샵(shop in shop) 형태로 입점하는 등 기존의 롯데 유통망을 활용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 전략이 브랜드 매출성장에 도움이 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로 관측되고 있다. 롭스 역시 2017년에 96개였던 매장을 2018년까지 50개를 추가로 확장해 150개의 매장 수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 있었으나 2019년 1월 1일 기준으로 125개에 불과하다.

앞서 설명한 올리브영의 ‘오늘드림’과 같은 배송 서비스는 물류센터가 아닌 1200여개의 올리브영 매 장에서 직접 배송한다는 점(Ship from Store)에서 기존의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 차별화한 오프라인-온라인 플랫폼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올리브영이 음식 점과 같이 배달 서비스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바로 온라인 쇼핑 시장의 확대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구매비중은 매월, 매분기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3/4분기)의 실적만 보더 라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8조 727억원으로 전년 동분기대비 21.0% 증가했으며, 온라인 쇼핑거 래액 중 모바일 쇼핑거래액은 17조 3489억원으로 29.8%나 늘었다. 특히 온라인 쇼핑 구성비 중 화장품 거래액은 2조 3346억원으로 23개의 거래유형별 카테고리 중에서 5번째로 높은 8.4%의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 분기 거래액 1조 8703억 원과 비교해 26.4%나 증가한 수치이다. H&B스토어는 지금까지 오프라인의 시장 확대를 위해 힘껏 달려왔다.

그러나 내수경기 침체와 동종 업계간의 경쟁심화에 따라 감소하는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과 임대료와 관리비,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등 고정비용의 증가에 따른 손실부담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2019년에도 내수경기는 침체 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제는 무리한 오프라인 매장의 확장과 광고, 마케팅에 비용을 투자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많을 것이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기존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플랫폼 채널의 내실을 다지는 발판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H&B스토어의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이 끊임 없이 방문해 제품을 테스트하고 구매하는 것은 물론 방문한 고객이 새롭고 다양한 요소들을 체험하며 고 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체험형 컨텐츠를 개발하고, 온라인은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으로부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확대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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