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주최, 한국콜마 협찬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참신한 기획이었다.” “뷰티 저자를 직접 만날 수 있었네요.” “신선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었습니다.”

더케이뷰티사이언스가 주최하고, 한국콜마 협찬으로 지난 9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뷰티인사이트북(BeautyINsightBooks) 콘서트’에 대해 참관객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화장품·뷰티 박람회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된 이번 북콘서트는 K BEAUTY와 K BOOK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K 뷰티’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인사이트(Insight)와 영감(Inspiration)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 서체는 국내 기업이 제작 배포한 ‘윤동주 시인의 서시’ 서체를 선택했다.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인증 글로벌 뷰티 무역 전시회인 ‘제17회 인터참코리아(InterCHARM Korea)’의 부대 컨퍼런스였다.

강연은 △『아프리카에서 화장품 파는 여자』(슬로디미디어)를 쓴 고유영 프라하(FURAHA) 대표가 ‘Beauty in Africa’를, △오선경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가 ‘K BOOK’과 함께 꿈꾸는 ‘K BEAUTY’를 발표했다. 이어 △『약초, 피부에 물들다』(도서출판 파람)를 내놓은 신호정 뷰티칼럼니스트가 ‘화장품을 품은 약초’를,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창비)를 쓴 최지현 화장품 비평가가 ‘화장품 마케팅 속 불량정보’를, △『향장품과학』(신일서적)을 번역한 안정엽 바이오앤슈티 대표가 ‘뷰티사이언스 책을 읽다’를, △『뷰티풀 타임』(이인시각)을 집필한 김주은 제이에디션(JEDITION) 대표가 ‘명품 화장품 브랜드 탄생 이야기’를 각각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Beauty in Africa

고유영, 『아프리카에서 화장품 파는 여자』(슬로디미디어)1

아프리카에 대해 많은 분들이 편견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가난·기아·전쟁·테러·질병을 우선적으로 떠올리고, 여행과 사업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2016년 아프리카를 처음 방문했을 때, 문화나 분위기도 다양했고, TV에서 보던 것과 달랐다. 사람들은 깔끔하고 친절했고, 높은 빌딩도 많았다. 아프리카는 덥기만한게 아니다. 에디오피아는 평균 기온이 16.5도다. 밤에는 8도 이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영상 2~3도까지 내려간다. 오리털 방한복도 입는다. 아프리카에는 펭귄도 살고 있다. (고유영 ‘푸라하(Furaha)’ 대표는 스물여덟 살이던 2016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아프리카로 배낭 여행을 떠났다. 킬리만자로의 만년설(萬年雪)을 보기 위해서다. 해발 5895m에 오른 뒤 그녀는 아프리카를 이해하면서 자신감을 얻어,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아프리카는 물가가 저렴하다고 생각하는데, 나이지리아 도시 물가 기준으로 보면 서울 물가와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물론 생활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나이지리아는 거리도 깔끔하다. 다만 서울도 새벽 2시에 혼자 술 마시고 돌아 다니면 위험한 요인이 늘어나는 것처럼 아프리카도 위험하다. 이외에는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

아프리카 여성이 화장품을 많이 사용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모든 여성은 아름다움을 원한다. 잘 팔리는 제품은 ‘자외선 차단제’이다. 피부가 까맣다고 해서 자외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가 손상된다. 그래서 몇 년째 판매 1위다. 화장품 가격대는 한국보다 조금 높은편이다. 미국, 유럽에서 제품을 수입하고 있어 가격이 비싸다.

손톱 치장도 좋아한다. 월급 받은 돈을 손톱 관리에 모두 쓰기도 한다. 속눈썹도 좋아해 속눈썹이 길어도 또 이어 붙인다. 그러다보니 아이래쉬(Eyelash) 수요가 많다. 네일아트 서비스 비용은 50달러부터 시작한다.

다만, 많은 아프리카 여성들은 화장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은 1차 산업과 4차 산업이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순차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다 보니 화장품에 대해 모르는 듯 하다. 젊은 여성들도 제품을 바르기만 할 뿐 화장품을 지우는 방법이나 관리하는 방법을 몰라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은 더 이상 피부 미백을 원하지 않는다. 화이트닝 보다 블랙 스킨을 어떻게 더 브라이트닝 할 지를 생각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깨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이지리아에서는 뷰티국제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참관객도 많고, 부스비도 비싸다. 아프리카에서는 K뷰티와 한류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한류를 실제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듯하다.


‘K BOOK’과 함께 꿈꾸는 K BEAUTY’

오선경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2

K북과 K뷰티는 모두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어, 연결고리가 있는지 찾아보려고 했다. 우선 ‘나는 어떤 책인지’, ‘나는 왜 책을 읽으려고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책을 읽는다고 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히틀러도 독서광이었다. 책읽기는 학습적 목표나 취미 오락적 목표로 나눌 수 있는데, 책 읽기는 자기주도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독일의 문호 ‘마르틴 발저(Martin Wals)’는 ‘사람은 그가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라고 했다. 조선시대 리딩 스타(Reading Star)는 박지원, 정약용, 이덕무, 김득신 4명을 꼽을 수 있다. 독서하는 방법도 다양했다. 이덕무는 실용적이면서 분석적인 독서를 했다. 과학자들과 독서 공동체도 만들었다. 김득신은 이해할 수 있을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만 번 넘게 반복해서 읽은 책이 36편이라고 전해진다. 백이전은 무려 11만 3000 번을 읽었다.

독서는 분명한 목적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즉, 나만의 책 읽기가 필요하다.

K뷰티와 K북의 변화과정을 살펴보았는데, 일맥상통하는 점을 발견했다. 2010년대를 보면, K-BEAUTY의 변화 키워드로 △기능성 강화 △화장 및 미용의 놀이화 △고객 체험 마케팅 △다양한 한류 콘텐츠와 함께 △세계화를 꼽을 수 있었다. K-BOOK의 변화 키워드는 △분절되고 세분화된 개인의 욕망 충족 △개인의 서사 △과거로의 향수 △고령화 시대를 들 수 있다.

이처럼 책을 읽으면, 새로운 고객층에 대한 인사이트와 함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최근 독서 고객들을 살펴보면 △취향 세분화 △내 자신의 만족 △체험 전략 △신뢰하는 사람의 선택을 따라한다는 점이다. 특히 정확하고 신뢰할만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 또 신중년이 뜨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6년 13.8%, 2018년 14.8%에서 2025년이면 20%에 도달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 개발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책을 통해 창의성, 통찰력, 감수성이 만들어진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하려면 전두엽(Frontal lobe)을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문자 텍스트를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화장품을 품은 약초

신호정, 『약초, 피부에 물들다』(도서출판 파람)3

『약초, 피부에 물들다』는 올해 6월에 출간된 책으로 약초의 피부 효능을 수천 년을 지나온 약초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 대중서이다. 책을 집필하게 된 첫 시작은 “먹어서 좋은 약초를 발라서도 좋은가?”라는 순수한 질문이었다. 자료는 한의학적으로 과거에 외용으로 사용한 약초를 찾았고, 현대에 와서 약초의 피부효능에 대한 연구자료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선정한 약초에 대한 특허정보를 검색했다. 한의서를 보니 과거에도 피부질환에 외용적으로 사용했던 약초가 잘 정리되어 있었다. 1차적으로 한의학에서 피부질환에 처방되었던 약초를 위주로 수집했다. 1차로 선정된 약초를 대상으로 한국의학논문데이타베이스, RISS논문, KISS논문, 구글학술논문 등을 통해 약초의 피부효능에 대한 논문이나 연구가 진행되어 있는지 조사했다. 또한 시중에 출판된 ‘약초’로 검색되는 도서를 찾고, 스토리가 있는 약초를 선정했다. 최종 선정된 48종 약초에 대해 출원된 특허정보를 검색했다. 2000년 이후 출원되었고, 출원 후 등록되었으며 공개등록 특허만을 책에 수록했다. 마지막으로 최종 선정된 48종 약초가 정말 화장품성분으로 제품화 되었는지 조사했다.

책을 쓰면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별것 아닌 잡초라 여겼던 약초가 예전에도 피부질환에 사용되었고, 그 효능이 현대에 와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는 긴 스토리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약초를 주성분으로 하는 화장품 마케팅도 이런 약초의 방대한 스토리를 다방면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약초의 무구한 스토리와 과학성을 잘 어필한다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화장품 한방울 한방울의 의미가 달라질거라고 생각한다. 약초를 다룬 어린이 책을 보니 『약초도감』, 『신비한 풀, 약초』와 같은 다양한 책이 나와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어린이 대상 약초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다음 세대도 약초 관련 화장품 성분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것이라고 본다.

최근 화장품 트렌드를 살펴보면 단일성분, 안티폴루션, 친환경, 자연주의, 가치 지향, 복합 기능성, 비건, 뉴트로 등의 키워드를 뽑을 수 있었다. 화장품 성분으로 추천 드리고 싶은 약초로 형개(荊芥)를 추천한다. 형개는 라벤더, 박하, 바질, 병풀과 같이 꿀풀과로 라벤더랑 비슷하게 생겼다. 처음 들어본 낯선 약초일 수 있지만 엄청나게 사용빈도가 높은 한약재다. 과거부터 감기나 피부에 외용적으로 사용되어오는 약초이다. 동아시아지역에서 자생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초다. 한의사들이 아토피 입욕수로 형개수를 사용하고 있고 아토피형개수로 제품화되어 있다. 효능이 심플하고, 심플한 만큼 강해서 단일 처방으로 사용되는 만큼 성분 다이어트를 원하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다. 한의학적 분류로는 해표약에 속하는데, 이미 해표약에 속하는 약초 중 화장품으로 제품화된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금은화, 박하, 우방자, 승마 등이 있다. 피부효능에 대한 다수의 연구자료와 특허가 있다.

능소화(凌宵花)는 여름철이면 흔히 볼 수 있는 덩굴이 휘어지게 늘어져 피어 있는 나팔처럼 생긴 꽃이다. 능소화의 뜻은 하늘을 능히 이기는 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을 만큼 고고한 꽃이다. 과거에 어사화로 사용되었고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얘기가 있어 '양반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능소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꽃의 고고한 이미지를 현대인의 당당한 이미지와 빗대어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능소화는 혈의 순환을 돕고 혈이 충분히 보충될 수 있도록 작용하여 피부에 윤기와 탄력을 준다. 아피제닌과 베타시토스테롤이란 성분을 주성분으로 항산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활혈거어약의 효능을 현대적으로 입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화장품 마케팅 속 불량정보

최지현,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창비)4

식품업계에서는 ‘화학적 합성품 카제인나트륨 논란’이 있었다. 커피믹스에는 카제인나트륨이 들어가는데, 이 시장에 새로 뛰어든 A기업이 “카제인나트륨을 빼고 무지방 우유를 넣었다”는 카피로 광고하기 시작하면서, 이 성분은 하루아침에 몸에 나쁜 합성품이 되었다. 그 결과, 소모적인 논쟁이 시작됐다. 그렇다고 이 기업의 매출이 오른것도 아니었다. MSG에 대한 논쟁도 비슷하다. 아직까지 MSG에 대한 오해도 바로 잡히지 않았다. 3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고, 식약처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MSG를 기피한다.

이처럼 비방 광고에서 성공하는 자는 없다. 기업도 실패하고 소비자도 실패한다.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고, 소비자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실패한다. 이것이 식품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화장품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재 화장품 분야에서도 수많은 비방광고가 등장한다. 성분에 대한 잘못된 정보, 특히 화학성분에 대해 오해를 유도하는 광고가 많이 있다.

대표적인 두 가지 유형을 소개하면, 첫째는 파라벤 프리, 둘째는 EWG 유해도 점수를 이용한 광고이다. ‘파라벤 프리’를 살펴보면, 수많은 화장품 제품들이 ‘파라벤 무첨가’ 혹은 ‘무 파라벤’이라고 광고한다. 이런 광고를 보는 순간 소비자는 ‘파라벤은 안 좋은 것, 위험한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된다. 그러다 보니 파라벤 프리 마케팅이 초래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효과적인 보존제를 쓰지 못하게 되었다. 파라벤 프리 마케팅의 결과 소비자들이 이 성분에 반감을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들이 파라벤을 쓸 수 없게 되었다. 가장 좋은 성분을 놔두고 다른 성분을 써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둘째, 다른 보존제에도 안전 논란이 일어났다. 파라벤이 나쁘다고 하니 화장품회사들은 페녹시에탄올을 썼다. 그런데 지금은 페녹시에탄올도 나쁘다고 한다. 클로페네신, DMDM하이단토인도 나쁘다고 한다. 이렇게 가장 효과적인 보존제들이 모두 다 안전 논란에 휩싸였고 모두 다 못 쓰게 되었다.

셋째, 보존제 리스크가 증가했다. 보통 파라벤을 넣으면 개봉 후 1년 동안 미생물 번식을 억제해준다. 그러나 대체 보존제는 6개월밖에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다. 그 안에 변질될 위험도 높아졌다. 화장품기업에게 이것은 매우 큰 리스크다. 자칫 문제가 발생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파라벤 프리’ 마케팅의 결과, 기업은 스스로 이런 리스크를 떠안게 되었다.

넷째, 비용의 증가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게 되었다. 파라벤을 쓰지 않고 여러 대체 보존제를 섞어 쓸 경우 비용이 16배, 18배나 증가한다. 더 안전하지도, 더 효과적이지도 않은 보존제를 더 비싸게 쓰게됐다. 이것은 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부담을 준다.

EWG 유해도점수 마케팅이다. EWG는 미국의 환경단체인데, 유독 화장품 속 화학성분이 인간에게 유해하다는 신념을 갖고 탄생했다. 이들은 화장품의 모든 성분에 유해도 점수를 매겼다. 녹색, 노란색, 빨간색으로 구분해 성분의 유해성을 나타낸다. 2018년 기준 EWG가 점수를 매긴 세럼과 에센스에 대한 통계를 보면, 녹색과 진한 녹색을 받은 제품은 40% 정도이고, 나머지 60%는 중간 이상의 유해성을 지닌 것으로 나온다. EWG의 잣대에 의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의 60%가 위험한 제품이다. 모든 화장품은 각 나라의 법과 규정을 준수해 안전기준을 지켜서 만든다. 충분히 안전하게 만들어진 화장품을 지극히 위험한 물건으로 인식하게 만든 것이 EWG 유해도점수 마케팅이 초래한 결과이다. 또한 이것은 소비자의 심리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소비자를 약간의 화학성분에도 불안에 떨게 하고 조금만 논란이 있어도 거부하게 만드는 등 초 예민한 심리 상태로 만든 것이다. 이런 초 예민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노란 성분도, 빨간 성분도 전혀 없다” “전 성분이 모두 녹색이다”라고 달래야 한다. 결국 억지 제품들이 나온다. 전성분을 녹색 성분으로만 사용해야 하니 사용감도 좋지 않고 효과도 좋지 않다. 이런 제품을 만들어서 “순수하다”, “안전하다”고 소비자를 현혹한다. 그러나 이미 예민해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란 매우 어렵다. “녹색인데 피부에 뭐가 났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다”, “사용감이 좋지 않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이제 사람들은 곧 녹색 성분에도 안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럼, 어떤 마케팅을 해야 할까? 소비자를 예민하게 만들어 봤자, 돌아오는 것은 불신뿐이다. 예민하게 만들면 만들수록 의심이 심해지고 아무 것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불량정보 마케팅을 멈춰야 한다. 지금 당장은 효과가 좋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를 것이기 때문이다. 불량정보가 심해질수록 화장품 연구원들은 선택할 수 있는 성분의 범위가 점점 좁아져서 화장품 만들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소비자들은 화장품 회사를 믿지 않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믿지 않게 된다. 과학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으려고 발언을 하면, 그 발언도 믿지 않는다. 이렇게 엄청난 불신, 반기업적 정서, 반제도적 정서가 사회에 퍼진다. 이로 인해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심한 반대에 부딪치고, 당연한 것도 설득하는 데 많은 절차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아이디어를 짜내어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전혀 비난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기업에게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가 결국 소비자에게 상식이 되고 지식이 된다. 어쩌면 기업은 소비자가 화학성분을 불신하기 때문에 이런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비자는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기업이 이렇게 광고할수록 화학성분에 대한 오해가 더 커진다고.

결국 우리는 함께 바꿔가야 한다. 기업은 열심히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광고를 만들되 되도록 올바른 정보를 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소비자는 화학성분에 대해 마음을 열고 정확히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불량정보는 결코 한쪽의 노력만으로 바로 잡히지 않는다.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더 나아가 식약처, 과학자, 전문가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뷰티사이언스 책을 읽다

안정엽, 『향장품과학』(신일서적)5

세계적으로 인구가 늘고,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상승세다. 이와달리 국내에서는 화장품산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가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에서 여러 성과를 거뒀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그리고 국내 화장품 시장은 여전히 원료 데이터를 얻기 힘들다. 특히 베이스 원료에 대한 추출물이나 소규모 무역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렵다. 원료 시장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화장품은 융복합 학문으로 △Cosmetics △Ingredients △Efficacy △Safety △Microbiology △Formula △Skin care △Cosmeceutical △Regulation △Dermatology △Colloid △Emulsion △분산 △피부임상 측정 △새로운 소구 포인트에 따른 시험법 개발 △인체 생리기전을 연구 성과에 따른 소재 재평가 등을 연구 영역으로 꼽을 수 있다.

화장품의 미래는 과학에 달려있다. 성분과 표준화에 대한 여러 실증 자료가 필요하다.

이번에 번역, 출간한 『향장품과학』(신일서적)은 일본의 약학과 향장품과학을 가르치는 교수는 물론 각계의 전문가 17명이 참여해 집필한 서적이다. 향장품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세분화해 정리하고, 화장품정보를 기초부터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개론에서부터 피부의 구조와 기능, 화장품의 과학적 기초지식, 각 화장품의 종류와 기능, 구성 성분 등 실증 데이터와 함께 해설하는 서적이다. 설명되는 원료의 특성과 실전 처방도 함께 싣고 있다.

일본어 책을 번역할 때는 화장품 용어, 화장품 성분, 그리고 일본내에 화장품 제도를 바탕으로 설명한 내용, 일본 연대 사용 등을 주의해야 한다. 원문을 번역한 경우(특히 영어를 중심으로 한 해석의 경우) 각 나라의 언어 표기의 특성이 다를 수 있다. 대한화장품협회도 화장품 성분명에 대한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어의 경우 일본 발음을 옮기거나 한글 발음으로 옮겨지더라도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일본 화장품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신원료·신기술 △최신 △평가, 측정기술 △안전 △미백 메카니즘 △식물성분 △선케어 △향장품 OEM △항노화 △동물대체시험법 △유지 △헤어케어 △당질과 피부 △보디케어 △피부세정제 △연구개발동향을 꼽을 수 있다.

일본 뷰티 책은 소재와 주제가 다양하고, 연구데이터를 기반으로 출간되고 있다. 영어 원서 번역도 빠르다. 반면 한국은 학교 수업을 위한 전공서적이나 자격증을 위한 수험서가 많다.


명품 화장품 브랜드 탄생 이야기

김주은, 『뷰티풀 타임』(이인시각)6

동일한 제품을 모방하면 ‘짝퉁’이라고 하는데 뷰티 분야에서는 왜 관대한지 의문이 들었다.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싶어서 7년에 걸쳐 이 책을 썼다.

에스티 로더(Esté Lauder)의 일화에서 브랜드 가치를 알 수 있다. 1950년대에 콜드크림은 20달러 정도였는데, 에스티 로더는 115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크림 ‘리-뉴트리브(Re- Nutriv) 크림’을 출시했다.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원료가 뭐길래, 이렇게 비싼 것이냐’고 물었는데, 에스티 로더는 이렇게 대답했다. ‘피카소의 그림이 왜 그렇게 비쌀까요?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캔버스와 물감 비용이 가치의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는 기술력과 창조력으로 그만한 가치를 만들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브랜드 가운데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책에는 △럭셔리 프렌치 뷰티의 살아 있는 전설 ‘겔랑(Guerlain)’ △예술을 사랑한 화장품의 여왕 ‘헬레나 루빈스타인(Helena Rubinstein)’ △패션과 뷰티의 만남, 토털 룩의 선구자 ‘엘리자베스 아덴(Elizabeth Arden)’ △모든 여성을 아름 답게, 화장품 마케팅의 귀재 ‘에스티 로더(Esté Lauder)’ △더 나은 지구를 꿈꾸는 식물과학자 ‘클라란스(Clarins)’ △파리지엔이 사랑하는 아로마틱 케어 ‘달팡(Darphin)’ △마에스트로의 아방가르드 뷰티 ‘슈에무라(Shu Uemura)’ △식물 화장품의 진정한 귀족 ‘시슬리(Sisley)’ △행복을 선사하는 팁과 트릭의 마술사 ‘베네피트(Benefit)’ △취향이 분명한 삶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 ‘프레쉬(Fresh)’ △포도의 축복을 담은 내추럴 코스메틱 ‘꼬달리(Caudalie)’까지 모두 11개 브랜드가 담겨있다. 부록으로 ‘사진으로 보는 뷰티풀 타임’이 실려있다.)

엘리자베스 아덴(Elizabeth Arden)은 1900년대 초반 여성운동가를 지지했다. 투표권을 행사하는 여성운동가에게 레드립스틱을 나눠줬다. 처음 ‘토털룩(Total Look)’을 선보여, 옷과 메이크업을 매칭하기 시작했다. 1934년에 도시 외곽에 저택을 개조해서 ‘뷰티팜’을 만들었다. 특별한 뷰티케어를 위한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 출처: 『뷰티풀 타임』 (이인시각)
※ 출처: 『뷰티풀 타임』 (이인시각)

에스티 로더는 화장품 마케팅의 귀재다. ‘GWP(화장품 샘플을 주는 것)’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그녀는 마케팅 방법으로 살롱에서 머리를 하는 동안 얼굴에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해주며 고객이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브로셔에 사용한 제품의 정보를 제공했다. 1953년에 향수를 만들었는데, 당시에는 향수는 각광받지 못했다. 그래서 목욕물에 넣어서 사용하고, 몸에서 좋은 냄새가 은은하게 나는 제품을 개발했다. 프랑스에서는 모자 가게 근처에서 향수를 일부러 깨뜨려 향기를 풍겼고, 대성공을 거뒀다.

클라란스(Clarins)는 1980년대부터 공해방지 효과가 들어간 제품을 만들었다. 흰 옷을 입고 걸어가다가 지나가는 차의 매연 때문에 연구하기 시작했다. 또 최초로 모든 제품에 ‘고객카드’를 넣었다.

시슬리(Sisley)는 제품을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고, 변화를 주지 않는다. “왜 제품을 그대로 내냐?”고 물었더니 “이 제품이 완벽한데 뭘 더 해야하는가?”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이 책을 쓰면서 기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알았다. 뷰티 기자들은 자크의 제품을 좋아해 자발적으로 기사를 작성하면서 자크의 제품이 널리 알려졌다. 미디어와 화장품 브랜드가 함께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잡지 시장이 어렵지만 잡지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1. 고유영 뷰티 플랫폼 ‘푸라하(FURAHA)’ 대표(더케이뷰티사이언스 나이지리아 통신원)는 2017년 ‘대한민국 사회공헌활동 표창’을 받았으며, 2017년·2018년 두 번의 코트라 CSR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청년들과의 협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CSR 사업을 넘어, CSV 사업을 통해 한국-아프리카 간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해 남편 마비스와의 러브 스토리가 방영됐다. 저서로는 『넘버원 아프리카』가 있다.

2. 오선경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는 지난 25년간 독서 및 문화콘텐츠 관련 민간 및 공공 영역에서 기획·연구개발·강의·운영, 컨설팅, 공공사업 심사 등을 진행했다. 교보문고 교육사업본부(연구소 및 코칭센터) 선임연구원을 역임했으며 전국의 다양한 기관 및 단체에서 활동했다. 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독서교육, 석사)과 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문화콘텐츠-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 수료)에서 공부했다. 2011년 국민독서진흥에 관한 공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제17회 독서문화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3. 신호정 도서출판 파람 공동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에서 임상영양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피부건강 분야 강의를 하고 있으며, 뷰티칼럼니스트 및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또한 여성 건강에 관한 책을 집필하며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하고 있다. 스포츠경향에 ‘파람의 피부읽기’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약초, 피부에 물들다』(도서출판 파람, 2019년)가 있다. 현재 이너뷰티로 먹으면 좋은 성분 책을 집필중이다.

4. 최지현 화장품비평가는 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화장품의 기능과 쓰임을 정확히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케모포비아(Chemophobia)를 조장하는 화장품 불량정보를 바로 잡는 일에 힘쓰고 있다. 일요신문 외신부 기자, 뉴스위크 한국어판 번역위원을 지냈다. 저서로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 『명품피부를 망치는 42가지 진실』이 있고, 역서로 『나 없이 화장품 사러가지 마라』가 있다.

5. 안정엽 ‘바이오앤슈티(주)’ 대표는 일본 나고야대학 대학원 분자생체제어랩에서 박사를 이수했다. 미국 UCDavis 연구원, 일본 미래개척학술연구추진사업 특별 연구원을 지냈다. 국내에서는 국립보건원, 한림대학교 연구조교수를 역임하고 기업 기술연구직을 거치며 산학연의 다양한 연구주제를 수행하였다. 현 국책과제 평가위원과 창업지도사로서도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영양과운동 그리고 휴식』(1998, 학술진흥원)과 『향장품과학』(2019, 신일북스)이 있다. 바이오앤슈티는 식품과 화장품 제조 기업으로 효능 연구를 기반으로 바이오소재를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6. 김주은 패션 & 뷰티 콘텐츠 크리에이터 제이에디션(JEDITION) 대표는 매거진 <마리끌레르> 뷰티 디렉터, 매거진 <에비뉴엘> 창간 멤버·뷰티디렉터, 매거진 <오뜨젠느> 뷰티에디터, 매거진 <오뜨> 패션에디터를 지내며 20여년째 뷰티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화장품 또한 헤리티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화장품 가치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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