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CHC부문 코스메틱팀/서원상 팀장(공학박사)

[더케이뷰티사이언스]  피부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처음 들으면 매우 생소한 이야기일 것이다. 화장품에 프로바이오틱스가 사용된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소위 ‘갈색병’이라고 불리우는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랑콤 제네피크 등 여러 명품 화장품들과 관련해 ‘실은 여러분이 아는 이 화장품들이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이라는걸 아시나요?’라는 질문에 ‘그래?’라는 호기심 어린 반응을 하고 주의깊게 살펴보기 시작할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이미 명품화장품의 소위 ‘시크릿 레시피’로 지난 30여년간 사용되어 왔다. 1982년 출시된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에스티로더 ‘갈색병’은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을 주 성분으로 사용하지만 성분 스토리를 소위 ‘숨기면서’ 탄생하였다. (주성분이 비피다발효용해물(프로바이오틱스 일종)임을 주시해야 한다.) 아마 일부러 이를 숨긴 것은 아닐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사용했더니 피부가 좋아지네?’라는 여러 경험에서 탄생되었을 것이다.

처음에 프로바이오틱스란 단어를 들었을 때 이건 꼭 살아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란 생각이 들 것이다. 당연한 생각이다. 그런데 화장품에서 프로바이오틱스는 꼭 살아있어야 하는가? 이상하다. 화장품에는 살아있는 일반균이 매우 제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서 화장품에 일반세균이 증식하면 유통과 법률상의 부분에서 커다란 문제가 된다. 화장품에서의 프로바이오틱스 정의는 그동안 명확하지 않았다(어구로 봤을 때 살아있다는 느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살아있을까?’ ‘왜 살아있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화장품에 존재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Reuter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살아있거나 죽은 세포(Live and/or Dead cell)’라고 정의하였다. 즉 프로바이오틱스는 꼭 살아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즉 인체에 유익한 효능을 준다면 이를 프로바이오틱스라고 정의한다. 미국, 영국 대다수의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은 사균체이다. 생균체를 사용한 사례(esse사의 프로바이오틱 세럼)가 있으나 유통기한 및 보존 문제 등으로 시장 확대가 생각보다 안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리고 사균체가 품질 관리상 많은 잇점이 있으며, 세포벽 등 특정 부위만 사용한 프로바이오틱스 가공물이 알러지를 줄여주고 피부 이상 반응을 경감시킨다고 알려지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을 떠올린다. 맞는 이야기다. Lactobacillus, Bifidobacterium이 모두 프로바이오틱스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만 포함되지 않는다. 즉 프로바이오틱스는 이롭게하는 유익균으로 정리될 수 있다. 일부 Bacillus, 효모, 그리고 그 외 균주도 포함된다(아래 산업계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되는 균주를 참고하시라) 즉 인체에 유익하면 프로바이오틱스이다. 과연 균체만 프로바이오틱스일까? 아니다 그 산물도 프로바이오틱스이다. Parker는 ‘균주나 그 산물’이라고 정의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성분명이 아닌 개념명이라고 정의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정의는 생각보다 광활하다.

※출처: Probiotics from research to market: the possibilities, risks and challenges (Current Opinion in Microbiology 2013, 16:284–292) 중 ‘Box 1 Overview of the main organisms marketed as probiotics in industry 발췌’
※출처: Probiotics from research to market: the possibilities, risks and challenges (Current Opinion in Microbiology 2013, 16:284–292) 중 ‘Box 1 Overview of the main organisms marketed as probiotics in industry 발췌’

시간이 흐르면서 프로바이오틱스와 피부와의 관계가 더욱 더 밝혀지게 되었다. 많은 연구자들이 유익균과 유해균 연구에 집중하고 최근에는 이를 설명하는 ‘스킨 마이크로바이옴(Skin microbiome)’이란 핵심 개념을 확립하고 있다. 피부에 유익균과 유해균이 있다는 개념이며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익균에 속한다는 것이다(즉 피부에 제일 친화적인 성분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것이다.). 포브스지에서 ‘전문가에 따르면 왜 프로바이오틱스 스킨 케어는 가치가 있는가?’ 기사에서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유익균이 피부에 있으면 그만큼 유해균을 밀어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스킨마이크로바이옴은 개념이 다소 어려우므로 마케팅상으로 풀어내는데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좀 더 명확한 마케팅 워딩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발전이 더 요구된다.

그러면 프로바이오틱스가 피부에 선사하는 최종 효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피부장벽, 진정, 아토피 개선 등으로 인식된다. 과연 이러한 효능밖에 없을까? 2018년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Frank 등은 ‘시간은 상처를 치유해준다. 그러나 상처는 프로바이오틱스(Lactobacillus)에 의해 더 빨리 치유된다(Time Heals All Wounds… But Wounds Heal Faster with Lactobacillus)’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 일종인 Lactobacillus plantarum의 산물은 미백과 주름에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이루어졌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광노화 억제 효과 보고도 있다. 종합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안티에이징 효과를 보고한 논문도 존재한다. 매우 다재다능하고 잠재력 있는 콘셉트로 조명받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관련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제품이 출시되었다. 특히 미국, 영국에서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 론칭이 이루어졌다. 랑콤은 ‘제니피끄 프로바이오틱스 에센스’를 비쉬는 ‘슬로우 에이지 라인’을 출시하였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맞춰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화장품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본연의 기능, 즉 피부장벽, 진정, 피부균형의 속성을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두드러졌다. 한미약품의 약국 전용 화장품 ‘프로-캄’은 프로바이오틱스 3종의 배양액을 함유하여 피부진정 등에 도움을 준다는 마케팅을 선보였다. Ba.U는 락토바실러스발효물 등 성분을 담은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기도 했다.

일동제약의 프로바이오틱 라인

그러나 프로바이오틱스의 본연의 기능 즉 피부진정과 피부장벽의 마케팅이 조금은 모호하고 생소한 측면이 있었다. 2017년도까지 많은 회사에서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을 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매출 증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모호한 스킨마이크로바이옴, 진정, 피부장벽 효능을 마케팅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일단은 소비자가 원하는 바(이를 End benefits)에 맞춰 마케팅워딩을 찾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다수의 큰 니즈는 안티에이징이다. 주름지지 않고 잡티없는 깨끗한 피부를 원한다.

먼저 일동제약은 탄생 배경에 집중했다. 전세계적으로 뷰티업계가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에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해외 명품 브랜드 화장품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이 필수적으로 함유되어있으며 전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논문이나 검색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 ‘피부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바르는 것은 커다란 차이를 가져온다’, ‘화장품에 들어 있는 화학 성분에 걱정이 많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스킨케어는 현명한 선택’, ‘프로바이오틱스가 화장품 업계를 장악하기 시작했다’는 등의 국내외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는 등 프로바이오틱스가 피부 개선에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과학적 사실도 주목하였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역사, 그리고 배경이다. 일동제약은 유산균과 관련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비오비타는 1941년 설립된 일동제약이 유산균 연구 끝에 탄생시킨 국내 최초 유산균 의약품이다.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0년대 설사로 죽는 아이들이 많은 것을 안타깝게 여긴 고(故) 윤용구 창업주가 1959년 비오비타를 첫 출시했고 이후 60년 동안 명실상부한 유산균제로 자리잡았다. 역사를 기반으로 기술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일동제약은 5000여종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보유한 종균 은행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화장품 브랜드 개념을 확립하였다. 2017년 ‘퍼스트랩’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할때 퍼스트랩을 ‘최고의 연구실에서 만들어낸 최상의 제품’이라는 정의로 론칭하였다. 퍼스트랩은 ‘프로바이오틱 라인’ 출시 1년 만에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4관왕을 달성하는 등 기술력과 제품력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이와 더불어 피부와 프로바이오틱스와의 기술 근거를 확보하였다. 피부장벽, 진정, 스킨마이크로바이옴이 아닌 좀 더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효능을 찾았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피부 브라이트닝 효과가 있다는 논문도 그 근거이다. 일동제약의 프로바이오틱스의 인 비트로(In-vitro) 테스트 결과 멜라닌 색소가 현저하게 감소, 멜라닌 합성을 억제하는 원료로 밝혀진 것이다. ‘프로바이오틱 마스크 v3’는 지난 2017년 첫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초기 제품의 프로바이오틱 성분을 더욱 강화한 제품이다. 1세대 제품 대비 피부 브라이트닝 효능을 갖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이 22.25배 더 많이 들어 있고 항산화와 보습성분이 10배나 강화됐다.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역시 3종에서 5종으로 확대됐다. 일명 피부 유산균이라고 불리는 ‘락토바시러스발효물’과 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해주는 ‘락토바실러스발효물’, ‘피부 근본 원인을 케어하는 ‘바실러스 발효물’ 외에도 보습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보습 유산균과 피부장벽 유산균인 2종의 ‘락토바실러스 발효물’이 추가됐다.

임상시험 결과 자외선에 노출돼 피부 속부터 올라오는 잡티를 잡아준다는 것이 입증된 ‘프로바이오틱 마스크 v3’는 고농축 프로바이오틱스 처방으로 피부를 맑고 환하게 만들어 준다. 피부 친화 유칼립투스에서 유래한 텐셀 마스크로 초밀착 고보습 케어도 동반 선사한다.

또 5중 멜라닌, 기미 과색소 개선, 눈가주름 개선, 피부 탄력 개선, 피부 치밀도 개선, 안면 리프팅 개선 등 피부 항노화 효과와 피부 겉보습 개선, 피부 보습, 수분 손실량 개선 등 3중 피부 보습 효과가 있음도 밝혀졌다.

피부와 프로바이오틱스와의 관계는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스킨케어 뿐만 아니라 탈모, 여성청결제등 다양한 ‘인간 외부(피부, 모발 등)를 케어하는 헬스케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 사업팀을 운영하고 있는 팀장으로서 그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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