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마인드코리아 송기석 대표
굿마인드코리아 송기석 대표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누구나 소설 한 권 쓸만한 이야기가 있다고 했던가.

화장품 원료 기업 굿마인드코리아(Goodmindkorea) 송기석 대표(65세)도 이야기 소재가 무척 많았다. 그가 회사를 창업한 지 올해로 만 20년째다. 어찌 평탄하기만 했을까 싶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화장품업계 후배들과 나누고 싶어 했다.

지난 5월 10일 서울 금천구 굿마인드코리아 사무실에서 송 대표를 만나 창업 과정과 성장 스토리를 들었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나 퇴직자들에게 창업 스토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언제라도 연락 달라”고 거듭 말했다. 밥 한 끼도 나누자고 했다.

Q. 굿마인드코리아는 어떤 회사인지.

A. 1999년 9월 1일 개인 회사로 시작해 2011년 7월 1일 주식회사 굿마인드코리아로 전환한 원료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최근 트렌드인 기능성 천연물을 특허와 특화된 제형에 알맞은 원료로 주성분을 농축하고, 숙성해 자극은 줄이고 효능은 높인 코스모스(COSMOS) 인증 원료를 제공한다. 유익한 효모 균주를 이용한 발효 바이오(Bio)원료와 하이 테크니컬(High Technology)이 필요한 미백, 주름, Anti-aging, Hairloss Protein, EGF, Probiotics 원료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 관심이 높아진 Human Adipose Stromal Cell Conditioned Media(인체지방조직유래 줄기세포 배양액)도 공급한다.

Q.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A. 1979년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다. 연구, 생산, 생산기술, 해외브랜드 기술제휴 도입 생산, 수원 FA공장 준공, 해외공장 프로젝트, 안산생명공학 공장 개선 운영을 담당하다가 동성제약 화장품 기술이사로 일했다. 그러다 IMF 시기에 퇴직하고 나니, 회사를 옮겨 다니기 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회사를 차리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Q. 원료 기업을 선택한 계기는.

A. 창업 자금이 부족해 화장품 제조와 부자재 생산은 시도하기 어려웠다. 지금처럼 정부나 각종 기관의 지원 제도가 없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중소 제조기업이 원료를 생산하면서도 판로를 잘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수입원료를 공급하기도 쉬운 편이었다.

Q. 창업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A. 월급을 받는 입장으로 지내다 보니 회사를 어떻게 세우고, 운영하는지 몰랐다. 회계 처리 방법도 어려웠다. 그래서 선배 회사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1년간 경험한 다음에, 아파트를 담보로 신용보증회사에서 저리 융자를 받아 사무실을 임대하고, 퇴직금 일부를 운영자금으로 삼아 개인 회사를 창업했다.

Q. 창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A. 신용이다. 그리고 한발 앞선 정보와 차별화된 기술이다.

Q. 창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있을 듯 한데.

A. 자존심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말과 요청사항을 들어주는 일도 힘들었다. 그리고 퇴사하기 전까지 근무했던 곳에서 알게된 생산 처방과 노하우(Knowhow)를 영업에서 활용해야 할지 무척 망설였고, 요청도 많이 받았다. 내 양심과 도덕적 해이(Moral relaxation)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겪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신뢰를 쌓아갔다.

Q. 연구개발이 순조롭지 않을때는 어떻게 풀어갔는지.

A. ‘고진감래(苦盡甘來) 흥진비래(興盡悲來)’라는 말처럼 사업도, 연구도 기복이 있다. 개인적으로 신앙적인 관점에서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초심을 유지하면서 성실하게 일하려고 했다. 거울을 보면서도 ‘결과는 반드시 내 편’이라는 말을 되새기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도 샘플은 항상 33개를 준비한다. 3·1독립선언서 민족대표 33인의 마음처럼 제품이 독립해서 성장해 달라는 의미다.

Q. 창업을 한 이후에 아쉬운점과 잘 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A. 화장품 완제품 생산을 못해보아서 아쉽다. 이 분야에 진출했다면 고생은 심했겠지만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를 만들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웃음).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하고 있어서 행복하다.

Q. 정부가 지원해야할 부분은.

A. 연구개발 기업이나 원료 기업의 창의성을 유도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창업 시점부터 ‘판매와 해외 수출 및 사용할 구매처를 연결’ 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이 판매에 집중 하기보다 신제형과 신기술에 전념해 좋은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연구에 다시 매진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물론 창업자금 지원도 중요하다.

Q. 개선돼야 할 규제는.

A. 요즘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때문에 문서 작업이 너무 많이 늘었났다. 거의 매일 자료 요청을 받을 정도다. 구매부터 수입, 수출까지 모두 어려워졌다. 규제는 양면성이 있지만 기업의 운신폭을 넓게해주면서 법을 잘 준수하도록 그레이드(Grade)와 용도가 어떻게 제조되어, 어느 유통경로를 거쳐 어느 용도에 사용하는지 잘 지킬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

Q.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A. 창업전에 하려는 업종의 회사에서 먼저 경험을 쌓는게 좋다. 열정을 갖고 성실하게 임하면 주위에서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초심을 잃어버리면 과오를 범한다. 신용을 잃지 말아야 한다. 법을 준수하는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앞선 기술을 가진다면 성공할 수 있다. 정부와 기관의 과제와 같은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퇴직자라면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게 좋다. 늦은 나이에 많은 돈을 투자해 실패하면 회복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큰 욕심을 내지 않고 3~5명이 모여 조합형 회사를 만들면 창업도 쉽고 부담도 적다. 나이가 많은것이 오히려 기업에게 신뢰감을 더 심어줄 수 있다. 성실하게 이야기 하면된다. 나이는 문제되지 않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화장품 트렌드는 새로운 제형과 기능 효과가 점점 의약품에 다가서고 있다. Two in One, Three in one 이상의 기능성과 안전성, 환경을 보존 할 수 있는 제품이 요구될 것이다.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국내외 기술을 화장품 분야에 접목할 계획이다.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싶다.


송 대표는 전북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중등학교 2급 정교사 교원 자격증(화학 및 과학)을 갖고 있다.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과정’과 연세대학교 글로벌 뷰티 최고위 과정도 수료했다. 1979년 태평양화학에 입사한 후 △서울공장 생산기술과 △수원공장 생산과 △안산공장 관리과장, 지원부장을 맡았다. 1997년 동성 제약 오리리 화장품 기술이사(R&D, 신제품 개발, 온양공장 총괄)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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