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장품학회 강학희 회장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대한화장품학회(The Society of Cosmetic Scientists of Korea, www.scsk.or.kr)는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는 사무국이 생겼다. 대한화장품학회는 창립후 처음으로 독립 공간을 마련했다. 그곳에서 대한화장품학회 강학희 회장을 만났다.

지난해 11월 말 찾아간 학회 사무국에는 강 회장의 이름이 적힌 명패나 책상은 없었다. 강 회장의 방에는 회의 테이블만 놓여 있었다. 회장만을 위한 공간이나 가구는 불필요하다는게 그의 생각이었다.


Q.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A. 1968년 설립된 대한화장품학회가 지금의 학회로 성장하도록 헌신적으로 이끌어 주신 전임 회장을 비롯해 학회 원로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 특히 세계화장품학회IFSCC, International Federation of Societies of Cosmetic Chemists에서 세계 4위의 위상을 갖게 한 모든 회원의 열정과 노력에 깊이 감사 드린다. 2017년 IFSCC Seoul Conference에서 Pre-workshop으로 마련된 K Beauty 특별 세션을 갖게된 것은 우리나라 화장품 기술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입증하기도 해서 더욱 의미 있었다.

Q. 학회의 운영 방향은.
A. 첫째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사람과 사람, 기업과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서만 효과적으로, 빠르게 실현될 수 있다. 둘째는 컨버전스Convergence이다. 타 분야, 특히 IT와 바이오 기술이 접목되면 다양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셋째는 크리에이션Creation이다. 컬래버레이션과 컨버전스를 통해서 여태까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조하면, 한국은 세계 화장품 시장을 계속 주도해 나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도 결과적으로 융합이다. 협업을 통해 제2의 쿠션이 나올 수 있다.

Q. K Beauty의 연구개발 현주소는.
A. 기초, 페이스메이크업, 헤어, 바디 등의 품질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대동 소이하다. 기본 품질은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국내 화장품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K Beauty의 차별화, 빠른 대응 등은 강점이고 글로벌 경쟁력이다. 다만, 차별화, 아이디어, 신개념 등은 상호 간에 배우고 있다. 향수류, 컬러 크리에이션은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다. 정부도 글로벌 경쟁력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안전성을 위한 규제는 필요하고, 국내 기업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 이슈가 되는 각종 물질을 법으로 모두 관리하기 힘들다. 위원회를 만들어서 과학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이 때도 ‘보수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Q. 연구원들에게 논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데.
A. 연구를 한다는 것은 최초의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야만 세계 최초 상품이 나온다. 세계 최초의 상품을 개발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그것이 지금 말하는 ‘K Beauty’다. 최초는 논문이나 특허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인류의 삶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생각을 정리 할 수 있다. 이같은 지식을 공유하면 서로 발전한다. 따라서 논문을 많이 쓰다 보면 최초 상품을 개발할 기회도 많아진다. 논문은 꼭 써야 한다.


Q. 해외 학계와의 교류는.
A.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IFSCC 회장에 선임된 것은 2003년 이후 14년 만이다. 2018년 한 해 동안 59대 IFSCC 회장을 맡아 K Beauty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지금은 IFSCC 명예회장으로서 프랑스, 미국, 일본, 독일 등 각국 회장과 교류하고 있다. 이들과의 정보 및 기술 교류를 통해 세계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특히, 국내 화장품 산업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K Beauty가 세계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학회 회원과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A. 협회와 학회를 중심으로 집단 지성과 협력이 있어야 한국 화장품 산업의 역량이 높아진다. 서로 경쟁관계일 수 있지만, 서로 협력해야 상생할 수 있다. 후배들은 시야를 세계로 넓히고, 많은 외국 과학자를 만났으면 한다. 그리고 연구원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빅히트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논문인용지수Impact Factor가 높다고 히트 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논문을 쓰면 기회가 더 많아진다. (강 회장은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담은 배철현 교수의 책 ‘수련’을 후배들에게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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