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g Data Paradox ]

글. 길영수(뷰티링크 운영담당)
감수. 노호식 교수(수원대학교 뷰티사이언스연구센터 센터장)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세계적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Criteo1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쇼퍼 스토리Shopper Story’에 따르면, 전 세계 쇼핑 고객 4분의 3 이상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구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장품・뷰티상품 쇼핑 고객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검색 및 탐색 구매가 일반화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들은 화장품・뷰티 상품을 쇼핑하기 위해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검색하고 탐색할까.

논문 등 많은 연구결과에서 나타나듯 고객이 화장품 구매를 결정하기까지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첫째, 소비자는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본인의 피부타입과 피부고민에 맞는지, 원하는 촉감과 향 등 사용감(감성)을 갖췄는지를 파악한다. 둘째, 고객은 구매를 결정 짓는 정보를 얻기 위해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보다는 주변 지인이나 실제 해당 제품을 사용한 고객의 리뷰 등 고객 경험 자료를 더 중시한다.

이같은 고객의 구매패턴의 변화와 디지털과 온라인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뷰티산업의 마케팅 트렌드는 ①소셜미디어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②제품의 간접체험을 위한 개인 맞춤형 콘텐츠 개발 ③온라인-오프라인을 연계하는 고객 경험제공 등 3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고객은 경험을 통해 소셜 미디어 상에 다양한 피드백(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을 쏟아내고 있으며 기업은 이같은 고객이 실제 경험한 흔적 속에서 혁신상품의 키key를 찾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불충족 니즈Unmet Needs’를 찾아라!

화장품・뷰티기업이 국경 없는 치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객의 경험 속에서 불충족 니즈Unmet Needs 2를 찾고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고객경험 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빅 데이터’ 분석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빅 데이터’는 고객경험을 분석하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빅 데이터’ 분석만으로 고객의 불충족 욕구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의미다. 분석의 목적을 충분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소셜 미디어 상의 고객경험 정보라는 ‘빅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김재광 교수는 ‘빅 데이터’를 활용할 때 경계해야 할 요소로 ‘편향’을 지적한다. 편향이란 자료 자체의 계통오차Systemic Error 3를 뜻한다. 편향의 종류는 자료가 랜덤 샘플링Random Sampling에 의해 얻어지지 않고 참여자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 얻어지는 경우 생기는 선택적 편향Selection Bias과 기억의 왜곡이나 부정확한 측정 등으로 생기는 정보 편향Information Bias으로 나뉜다. ‘빅 데이터’는 필연적으로 선택적 편향과 정보 편향을 내포하고 있다. 만일 편향을 무시하고 통상적인 방법론을 적용할 경우, 자료의 크기가 커질수록 그 추론은 틀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것이 바로 ‘빅 데이터’ 패러독스Paradox 4의 개념이다. 결국 ‘빅 데이터’에 존재하는 편향성을 적절히 보정하지 못하면 ‘빅 데이터’는 결론을 모르는 상태보다 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빅 데이터’ 패러독스Big data Paradox

현재 국내 화장품・뷰티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리뷰 전문 사이트 및 소셜 공간상의 리뷰는 자발적 선택에 의해 발생하는 선택적 편향과 특정 품질의 속성에 집중된 부정확한 측정에 의해 발생하는 정보 편향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결국 ‘빅 데이터’는 자료 수집비용을 절약할 수 있지만, 자료 분석비용의 증가라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5라는 격언을 되새겨 봐야 하는 이유다.

‘빅 데이터’를 분석하는 목적은 수없이 많은 고객경험 정보 속에서 혁신의 인사이트를 찾는 일이다. 따라서 만만치 않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조사와 분석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크기에 매몰되지 않고 인사이트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의 사례에서 언급했듯 여론조사에서 500만 명을 조사하는 것과 확률 표본 400명을 조사하는 것은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더 나아가 500만 명의 정보 중 5%의 오류가 존재할 경우 데이터의 99.99%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문제의 본질은 데이터의 크기가 아니라 신뢰성 있는 고객경험 정보를 어떤 방법으로 수집하느냐에 있다. 잘 알려진 리뷰 전문사이트나 소셜 미디어 속 수십만 건의 데이터 속에는 위와 같은 허점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Small data Big insight

이같은 ‘빅 데이터’ 분석의 문제점이 알려지며 대안으로 ‘Blind HUT’home use test 6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많은 비용은 물론 분석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이 필수적인 만큼 여건이 충족되는 소수의 기업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내에는 2000여 개가 넘는 화

장품 제조기업과 1만 개가 훨씬 넘는 판매기업 및 수천 개에 이르는 원・부자재 기업들이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눈을 K 뷰티 산업 전체로 돌려보면 한국은 선진국과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극심한 견제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K 뷰티의 붐을 지속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동일한 군의 상품이 범람하는 뷰티기업의 성패는 결국 고객을 얼마나 아느냐가 판가름할 것이다.

고객이 원하고 바라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과학적인 바탕 위에 균형적으로 설계된 평가데이터가 많은기업들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이유다.

실구매자 화장품·뷰티패널로 분석

‘뷰티링크(www.beautylink.co.kr)’는 40만 명 이상의 자체 패널 중 화장품・뷰티분야에 관심 있는 5만 명 이상의 패널을 선별해 각 카테고리 별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의 △전체적 만족도 △효능 △사용감 △향 △사용 편의성 △사용 후 결과 등에 대한 정량적・정성적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아울러 통계적 분석결과와 함께 분석 결과에 담긴 의미를 원료 및 제형 관점에서 본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해석까지를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아모레퍼시픽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뷰티 카테고리에 대한 조사 및 분석 서비스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의 완제품 및 원료기업과 연구소 등에도 객관적이고 신뢰도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모든 비즈니스는 사람들 안에서 일어난다.”

비즈니스의 본질을 명쾌하게 풀이한 말이다. 화장품・뷰티산업은 기업과 소비자의 소통을 통해 공진화co-evolution 7 즉 상호 성숙해지면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기업과 고객 두 주체가 모두 서로에게 만족감을 주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고충과 불충족 니즈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기업은 얻어진 정보를 통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보다 가치 있는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은 물론 K 뷰티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1. Criteo : 프랑스에 본사를 둔 오픈 인터넷 기반의 광고 플랫폼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펩시, 세포라 등 해외 유명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는 삼성과 지마켓, 11번가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2. 불충족 니즈(Unmet needs) : 사전적 의미는 미충족 욕구. 고객 관점에서는 꼭 알고 싶은 문제인데 풀리지 않거나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 욕구.

3. 계통 오차(Systematic error) : 측정결과의 편차가 생기는 원인이 되는 오차.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법칙에 따라 생기는 오차.

4. 빅 데이터 패러독스(Big data Paradox) : 빅데이터의 역설.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데이터(Big data)를 활용하지만 정보 및 분석방법이 편향되거나 틀렸을 경우 자료의 크기가 커질수록 추론이 틀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

5.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고 2006년 타계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즐겨

사용한 말. 얼핏 보기엔 공짜인 것 같아도 사실 알고 보면 공짜가 아니라는 말. 공짜 뒤에 숨어있는 미끼가 있다는 말로도 쓰인다.

6. Blind HUT(Home Use Test) : 브랜드(제품)를 노출시키지 않고 면접원이 조사 대상자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제품을 유치하고 이를 사용하게 한 후 면접을 통해 설문을 받는 조사방법.

7. 공진화(co-evolution; 共進化) : 상호관계를 통한 진화적 변화. 각각 다른 주체들이 상호 경쟁과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해 나간다는 의미.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