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계절은 늦은 봄이었지만 대한민국은 한여름처럼 달아올랐다. 평균기온은 18.7℃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고, 5월 29일에는 밀양이 무려 36.6℃로 오르며 5월 기온으론 역대 최고치(1962.5.31. 대구 36.6℃ 기록과 동률)를 기록했다. 평년보다 8일 정도 일찍 여름이 시작됐고, 5월 말엔 경상도와 전라남도에 이례적으로 이른 폭염 특보가 발효 되기도 했다.

왜 이런 때 이른 더위가 최근 들어 자주 찾아오는 것일까?

포항공과대학교 POSTECH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김연희 연구교수, 박사 과정 박인홍, 이동현 씨 연구팀은 옥 스퍼드 대학의 기후모델링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2017년 5월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이상고온과 빠른 여름 시작의 원인이 인간 활동 때문이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 특히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2017 년과 같이 이른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2~3배 높아졌음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미국기상학회AMS의 ‘미국 기상학회보(BAMS, 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지 특별호에 소개됐다. 보고서 제목은 ‘ANTHROPOGENIC CONTRIBUTION TO THE 2017 EARLIEST SUMMER ONSET IN SOUTH KOREA’.

이와함께 AMS는 중국, 페루, 우루과이, 방글라데시 등 기후변화에 대한 18편의 보고서를 발 간하고, 2018년 12월 10일 BAMS 특별판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방대한 양의 고해상도 지역 기후모델RCM과 전지구기후모델GCM 모의자료를 이용해 인간 활동이 포함된 경우와 포함되지 않은 경우의 기상 이변 발생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2017년 한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5월의 이상 고온과 빠른 여름 시작은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해 그 발생 가능 성이 2~3배 증가하였음을 확인했다.

그동안 폭염이나 기상이변은 식탁 물가를 비롯한 경제, 여가활동, 보건 등에 큰 영향을 미쳤고, 많은 과학자는 기상 이변의 원인을 알고자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 오염이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은 많았지만, 고해상도 기후모델을 이용한 방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증명해 내기란 쉽지 않았다.

민승기 교수는 “산업화에 따른 온실 가스 증가로 인해 전 지구적인 기온 증가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같은 작은 지역에서 여름 계절의 시작일이 빨라짐을 최초로 확인한 결과”라며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지속됨에 따라 때 이른 봄철 폭염이 좀 더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대한 분야별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기상학회보’ 특별호는 한반도의 봄철 폭염을 포함해 2017년 6개 대륙과 2개 대양에서 발생한 이상 기후 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 결과를 다루고 있으며, 이 연구에는 전 세계 10 개국 120명의 과학자가 참여하였다. 미국 북부 평원과 동아프리카의 가뭄, 남미와 중국 및 방글라데시의 홍수, 중국과 지중해 지역의 폭염이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 변화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립해양대기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 연구원으로 BAMS 에디터인 마틴 회링 Martin Hoerling은 “이번 보고서는 1990년 첫 번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유엔 산하 국제협의체) 보고서에서 예측한 내용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면서 “과학적 증거는 인간의 활동이 점점 더 급격한 기후를 유발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Scientific evidence suppor t s increas ing confidence that human activity is driving a variety of extreme events now. These are having large economic impacts across the United States and around the world.”)

한편 이 연구는 기상See-At 기술개발 사업,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업무지원 기술개발,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비가역 기후변화 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자료는 AMS의 ‘BAMS’지 특별호 온라인판(https:// www.ametsoc .org/ams/index. cfm/publications/bulletin-of-the-americanmeteorological-society-bams/ explaining-extreme-events-froma-climate-perspective)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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