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섭 교수(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

“맞춤형화장품 과연 필요한가? 필요하다.”라고 자문자답 하며 최근 화장품 관련 종사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맞춤형화장품 법규와 국내외 분위기, 맞춤형화장품 모델과 사례, 맞춤형화장품 전망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세계 뷰티산업 경쟁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LG경제연구원), 맞춤형화장품, 새로운 먹거리 될까?(아시아투데이), 맞춤형화장품 도입 주장한 화장품업계, 발 빼는 이유?(뉴스1) 등 몇몇 기사를 살펴보면 맞춤형화장품에 대한 엇갈리는 내용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소비패턴은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맞춤형 소비가 대세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6년 3월 화장품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1에 화장품의 혼합·판매 관련 내용을 삽입하였고, 또한 맞춤형화장품 판매 시범사업 안전관리 계획을 발표하였다2. 이와 같은 배경에는, 최근 사회발전과 더불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특히 화장품 분야는 개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요구 증가로 이전에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판매 방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화장품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7년 7월 ‘맞춤형화장품 정의 및 맞춤형화장품 판매업의 신설’에 대한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하였다3. 본 의결에서는 맞춤형화장품이란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에 다른 화장품의 내용물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원료를 추가·혼합한 화장품과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을 소분(小分)한 화장품’으로 정의하였으며, 맞춤형화장품판매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신고하도록 하여, 맞춤형화장품판매업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018년 3월 13일, 화장품법 제2조의 화장품, 기능성화장품 정의와 함께 맞춤형화장품의 정의를 명문화 하였으며, 제2조의 2(영업의 종류)에서 화장품제조업, 화장품책임판매업, 맞춤형화장품판매업으로 화장품 업태를 변경했다.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는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를 두는 것으로 하고, 2020년 3월 14일 시행하는 것으로 화장품법을 개정·공포하였다.

맞춤형화장품은 이미 지난 2006년 보건산업기술동향4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당시 여성들이 원하는 맞춤화장품이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한 소비자 조사에서, 1위는 나만을 위한것, 2위는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 3위는 자세한 카운슬링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 대상 90% 이상 여성들이 맞춤화장품에 대해 호의적이어서, 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되는 것을 원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잘 표현해 주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맞춤형화장품은 문진을 이용한 방법부터 피부측정시스템을 활용한 방법, 개인의 DNA 유전자 분석에 기반을 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2016년 3월 우리나라에서 맞춤형화장품 판매 시범사업 안전관리 계획을 발표할 즈음에, 미국 Refinery 29에서는 Lancome사 ‘Le Teint Particulier Unique Custom Foundation’ 제품을 ‘최근 트렌드 판도를 바꾸는 맞춤형 뷰티 제품’으로 보도한 바 있으며, 방콕 인코스메틱스-아시아에서는 맞춤형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구매 여부에 대한 조사5를 발표하였다.

국내에서도 A사의 ‘라네즈 마이 투톤 립 바’와 ‘마이 워터뱅크 크림’이 2016년 출시되었다. 이들 제품들은 피부(색상)를 진단하고 현장에서 맞춤형화장품으로 제조 및 포장까지 40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12월 보건복지부 화장품산업 종합발전계획6에 의하면, 화장품 수출 세계 3대 강국 도약이라는 비전과 함께 4대목표의 연구개발 부문에서 ① 피부과학 응용연구를 통한 화장품 선도 기술 확보 전략 중 ‘마이크로 비옴Microbiome 응용 화장품’ 과제 ② 화장품 공통기반 기술(제형·평가기술·원료소재) 개발로 품질 고도화 전략 중 ‘개인 맞춤형화장품에 적용할 수 있는 사용감 정량화 기술’ 과제 ③ 4차산업혁명 미래형 선도 기술 개발을 통한 신 시장 개척 전략 중 ‘4차산업혁명 ICT 기술(IoT, 3D 프린팅, 빅데이터 이용) 융복합 뷰티서비스 및 디바이스 개발’ 과제는 맞춤형화장품과 밀접한 정부정책 방향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은 쓰나미와 같다’7라고 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의 말처럼 화장품업계에서도 4차산업혁명 바람이 거세게 몰아침8을 느낄 수 있다.

2000년 화장품법 시행과 함께 첫 선을 보인 기능성화장품처럼 맞춤형화장품의 경우도 2020년 3월 시행이지만 이미 다양한 맞춤형화장품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이들을 4가지 모델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설문형 맞춤형화장품(1세대형)은 설문(문진)을 통하여 피부 진단을 하게 되고, 진단 후 결정된 피부 타입이나 고민에 맞추어 이미 구비되어 있는 화장품을 고객에게 제시하여 주는 모델로, 최근에 출시된 키엘 ‘아포테커리 맞춤 에센스’(2017년), 이니스프리 ‘제주용암해수 부스팅 앰플&이펙터’(2017년)와 코스모코스의 개인별 피부 상태에 따라 크림과 앰플을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스킨케어 ‘스마트랩Smart LAB’ 라인(2016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피부진단형 맞춤형화장품(2세대형)은 피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통한 피부측정시스템을 활용한 화장품이다. 2017년 국내 화장품 빅2(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여러 업체가 앞 다투어 맞춤형화장품 시장에 진입했다. 국외에서는 스위스 IkariCosmetics(www. ikariskinexperts.com/en/), 독일 Cosmomed Medical Beauty(www.istcream.de/ englisch/overview/), 프랑스 Ioma(www.ioma-paris.com/en-eu/)가 피부진단 후 제품을 공장 또는 Smart Factory를 이용해 현장에서 직접 제조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유전자진단형 맞춤형화장품(3세대형)은 유전자 분석에 기반을 둔 바이오 맞춤형화장품이다. MIT 보고서에 의하면 60년간 바이오기술 개발 역사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사건 2가지9는 ① 1953년 DNA 이중나선 구조 발표와 ② 2000년, 2001년 사이에 있었던 6개국 공동 연구팀과 셀레라 제노믹스사 간의 인간 게놈 분석경쟁으로 예상보다 빠른 2003년에 인간 DNA 서열 발표로 평가하고 있다. 3번째 획기적인 기술은 유전자 분석 비용이 무어의 법칙Moore's law10보다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최근 심리적인 최저 비용인 1000달러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일본 Dr. Ci Labo는 ① 콜라겐 대사 유전자(MMP-1 유전자) ② 스트레스 대사 유전자(SOD-2 유전자, SOD-2는 활성산소의 일종인 슈퍼옥사이드를 제거하는 항산화효소) ③유해물질 필터 유전자(GPX-1 유전자)를 분석하기 위한 Kit(idenshikensa.date/)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 DHC도 Dr. Ci Labo와 같이 피부노화 유전자 검사를 위한 분석 Kit(global.rakuten.com/ko/store/ dhcshop/item/8000040050/)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DNA뷰티랩 ‘지뉴’Geneu는 개인 DNA에 맞춘 노화방지 세럼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전자 정보기술이 화장품 산업과 만나면서 신성장 동력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제노힐은 유전자 분석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에 유전자 분석 피부 맞춤형 스킨케어 브랜드인 ‘지투셀G2CELL’을 출시했다. 한국화장품은 2017년 맞춤형화장품 ‘제네르떼Generte’를 내놓았다. 이 외에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잇츠한불, 한국콜마 등이 유전자 분석 전문기관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합작사를 설립하여 유전자 맞춤형화장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 이후 ‘4차 산업’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상시 일어나는 듯한, 모든 것들이 ‘4차 산업’ 내에 있는 듯해 이들과 관계·연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의무감마저 든다. 범정부 차원에서도 각 부처와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협업으로 4차 산업혁명 대응 계획을 확정·발표11한 바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 화장품정책과에서는 ‘4차 산업과 화장품 산업 규제 방향’을 발표했으며, 여기서 “유전자진단이나 피부진단 등을 통한 개인 맞춤형, DIY 화장품과 혼합기기를 비롯해 AI, IoT 등을 활용한 공정, 기록 등의 자동화와 표준화(스마트 팩토리) 등도 혁신의 중심에 설 것이며, 미래 화장품 제조의 큰 틀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세대 맞춤형화장품(4세대형)은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화장품·미용과 스마트폰 등 주변 사물을 연계하는 IoT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또한 사용자가 짧은 시간 내에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여 실질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전자 C랩은 ‘CES 2017’에 참석할 우수과제 중 첫 번째로 전문가 수준의 맞춤형 피부 관리를 제공하는 솔루션 ‘에스스킨S-Skin’을 선정12했다. 스마트 스킨케어 솔루션Smart Skin Care Solution의 S와 스킨Skin을 합쳐 만든 에스스킨은 ‘측정과 관리’ 두 가지 기능을 혼합한 기기다. 또한 에스스킨 외에 화장품을 추천하는 신개념 뷰티 솔루션 ‘루미니Lumini’를 선정13했다. ‘루미니’는 디바이스를 통한 빛을 통해 이용자 피부 속을 측정해 겉으로 보이지 않는 피부트러블까지 예측해 스마트폰 앱으로 결과를 보여 준다. 측정과 분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10초이지만 결과는 놀라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미니’는 스킨케어 솔루션 역할의 ‘에스스킨’과는 달리 피부를 진단하고 결과를 통해 실시간 컨설팅을 해주는 피부 주치의 역할을 해 준다. 시세이도에서도 2018년 IoT를 이용한 가정용 스킨케어 시스템인 ‘옵튠Optune’을 선보였다.14 ‘옵튠’은 스마트폰 앱으로 피부측정 데이터와 시세이도가 수집한 다양한 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피부 환경에 맞춰 매일 다른 케어를 제공하는 IoT 스킨케어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맞춤형화장품을 4가지 모델로 구분해 각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현 시점에서 화장품사 및 유통에 따라 4가지 모델 모두가 활용되고 있다.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사료되는 맞춤형화장품 사업에 접근하려면 다음과 같이 4단계 ① 소비자의 피부 상태 및 고민 파악을 위한 피부 평가 및 진단 단계 ② 피부 평가 및 진단을 근거로 처방 확립을 위한처방 연구 단계 ③ 제조(혼합)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공정 연구 단계와 마지막으로 ④ 최종 포장과 고객에게 전달을 위한 판매 단계가 요구된다. 각 단계에서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는 신뢰성·재현성 관련 기술 확보, 구현·실현성 및 차별성, 효율·편리성, 사업성 등이 있다. 어떤 모델이 유리한 지는 화장품 트렌드, 공급 시기, 제공 주체, 지역 여건, 사업 규모 등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제주도는 2003년부터 1단계(건강뷰티생물산업) - 2단계(건강뷰티소재산업) - 3단계(경제협력권산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화장품 산업 육성을 꾸준히 진행하여 왔다. 또한 제주테크노파크에서는 최근 맞춤형화장품과 관련한 제주도 국가혁신클러스터 R&D 기획보고서에서 “개인별·부위별 피부 특성을 파악하고 효능·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개인맞춤형화장품 개발과 적용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제주도는 혁신도시, 산업단지 등 기존 거점을 연계하여 혁신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지역 혁신성장거점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한 2018 국가혁신클러스터 R&D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맞춤형화장품 관련 기반기술 개발 사업으로 3년 동안 진행하게 되며, 사업을 통해 맞춤형화장품 사업에 접근하기 위한 4단계 중 ① 소비자의 피부 상태 및 고민 파악을 위한 피부 평가 및 진단 단계 ② 피부 평가 및 진단을 근거로 처방 확립을 위한 처방 연구 단계 ③ 제조(혼합)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공정 연구 단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국가혁신클러스터 R&D사업 외에 비 R&D사업도 진행하는 등 지속가능한 화장품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1. 식약처 공고 제2016-73호(2016.3.11.)

2. 맞춤형 화장품 판매 시범사업 안전관리 계획(2016.3).

3.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 최종상정안(2017.7.18.).

4. 맞춤화장품 개발현황 및 발전방향, 보건산업기술동향, 가을호(2006).

5. Targeting Consumers in Today's Digital Era, Canadean, In Cosmetics Asia (2016.11.9).

6. 화장품 산업 종합발전계획, 보건복지부(2017.12.19).

7. 인공지능처럼-4차산업혁명은 쓰나미처럼 온다, 조선일보(2016.10.19.).

8. 화장품업계에 부는 ‘4차산업혁명’ 바람-첨단 서비스 속속 등장, 중앙일보(2017.8.18.).

9. 바이오기술 대중화 시대 열리고 있다, LG Business Insight (2016.1.20).

10.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경험적 법칙, 인텔의 공동 설립자, 고든 무어가 1965년 발표

11.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누리는 사람 중심의 4차 산업 구현으로 사회문제 해결·경제 성장 동시에 잡는다!”, 정부합동 보도자료(2017.11.29).

12. C랩 우수과제, CES 2017 데뷔-내 손안의 피부전문가 에스 스킨, 삼성뉴스룸(2016.12.26).

13. C랩 우수과제, CES 2017 데뷔-화장품 추천하는 신개념 뷰티솔루션 루미니, 삼성뉴스룸(2016.12.27).

14. Shiseido’s Personalised Sk inc a re System, Stylus(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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