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접착제 없이도 피부에 강하게 접착해 생체 신호를 읽을 수 있는 투명 전극 재료가 개발됐다. 김진훈 박사과정생·박진우 교수(연세대학교) 연구팀이 강한 접착력을 갖는 고 기능성 투명 전극 재료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피부 및 장기에 직접 부착해서 심전도, 움직임, 체온 등의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웨어러블 센서 연구개발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체 센서는 접착제를 사용해서 부착하므로 신호 감지 정확도가 떨어지고, 시각적으로 불투명한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를 활용해 실리콘 고무의 접착력과 신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여기에 은 나노와이어를 삽입해 높은 전기전도도를 갖는 접착성 투명 전극을 개발했다.

또한 개발한 투명전극을 부착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모션센서와 심전도를 측정하는 심전도센서를 제작했다. 그 결과, 피부와의 강한 접착으로 인해 측정값에서 노이즈가 줄어들고, 생체 신호를 보다 정확하게 감지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박진우 교수는 이 연구는 웨어러블 생체 센서의 접착력과 투명성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라며, “향후 근전도, 뇌전도, 혈당, 산소포화도, 체온 등의 다양한 생체 센서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나노 발전기,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의 전자소자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교육부 소관) 및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620일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접착성 투명전극의 대략적 제작 공정 a) 접착성 PDMS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화학식 b) 접착성 PDMS를 사용한 접착성 투명전극의 제작 공정 모식도
접착성 투명전극의 대략적 제작 공정 a) 접착성 PDMS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화학식 b) 접착성 PDMS를 사용한 접착성 투명전극의 제작 공정 모식도

연구의 주요내용
 
연구의 필요성

최근 들어 인구의 고령화,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인해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하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물인터넷 기술(IoT)이 발달하고 있다. 이에 인체에 부착되어 생체 신호(심전도, 신체의 움직임, 근전도, 산소 포화도, 체온, 혈중 글루코스 농도 등) 및 주변 환경(유해 가스, 미세먼지 농도, 자외선, 기온 등)의 변화를 감지하는 웨어러블 바이오 센서에 대한 수요 및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웨어러블 바이오 센서의 경우, 굴곡이 심하며 항상 움직이고 있는 피부 혹은 장기에 직접 부착되어 인체에서 발생하는 생체 신호 혹은 주변의 신호를 감지해야 하기 때문에, 피부 혹은 장기와 강한 접착력을 유지해야 생체 신호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또한, 태양전지 혹은 발광소자 등 다른 소자와의 통합과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소자의 투명성도 요구된다.

피부 혹은 장기에 접착성이 좋고 인체에 무해한 재료로서 하이드로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약하여 쉽게 찢어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내부에 흡수되어 있던 수분이 증발하여 소자의 성능이 점차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실리콘 고무 역시 웨어러블 바이오 센서의 기판 재료로 많이 쓰이지만, 대부분 접착성이 거의 없고 전기가 흐르지 않아 내부에 전도성 물질(탄소 나노튜브, 탄소입자, 그래핀, 전도성 고분자 등)을 첨가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물질을 첨가하면 투명성이 떨어진다.
 
연구내용

이 연구에서는 소량의 비 이온성 계면활성제인 Triton X를 실리콘 계열 고무인 PDMS(polydimethylsiloxane) 내에 첨가했다. 이로서 실리콘 고무의 신축성과 접착성을 크게 향상하여 피부에 탈부착이 가능한 바이오 센서용 기판 재료를 제작하였고, 은 나노와이어 네트워크를 표면에 삽입(embedding)하여 전기 전도성을 부여했다.

실리콘 고무의 기계적 특성이 변하는 원리는 Triton XPDMS의 가교 결합 촉매작용을 방해하여 가교결합 밀도가 불균형해지는 것이다. 실리콘 고분자인 PDMS의 가교 공정에서 비이온성 계면활성제인 Triton X가 첨가되면, Triton X가 가교 결합을 촉진하는 촉매와 강하게 결합하여 촉매작용을 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그 결과 제작된 실리콘 고무는 가교결합 밀도가 불균일하므로, 접착성이 증가하며 낮은 탄성계수, 높은 연신율을 갖도록 제어할 수 있다. 이렇게 제작한 접착성 PDMS는 기존 PDMS보다 7배 이상 높은 점착도, 피부와 비슷하게 낮은 탄성 계수(~ 40 kPa), 400% 이상의 높은 연신율을 가지며, 세포 독성 실험과 세포 증식 실험을 통해 인체에 무해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대기 중에서 2달간 방치하여도 기계적 물성이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탄성 계수는 약 12.5% 증가, 접착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제작한 접착성 PDMS에 은 나노 와이어를 임베딩 하는 공정을 적용하여 피부에 잘 붙는 투명 전극을 제작하였다. 제작된 접착성 투명 전극은 75% 투과도에 약 30 Ω/sq 의 면 저항 값을 보였다. 접착성 PDMS에 임베딩된 투명 전극은 15%의 연신율로 10,000회 인장 시험을 하여도 전기 전도도가 30% 정도 밖에 감소하지 않는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보였다. 접착성 투명 전극은 피부에 접착 시 전극이 피부에 닿는 유효 면적이 많아져 피부 임피던스 저항이 낮아지므로 생체 전기신호를 감지하는데 적합하며, 이를 웨어러블 심전도 센서의 제작을 통해 확인하였다. 제작한 심전도 센서는 기존에 사용화된 하이드로젤 기반의 심전도 센서에 비해 낮은 노이즈 레벨을 갖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피부와의 강한 접착을 통해 관절의 움직임에도 분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관절의 움직임을 잘 나타낼 수 있었는데 이를 실제 피부 부착용 웨어러블 모션 센서를 제작하여 확인하였다.

접착성 투명 PDMS와 접착성 투명전극의 특성 분석 a) 접착성 PDMS의 인장-응력 곡선 및 인장 사진 b) 접착성 PDMS의 부착력 시험 결과 및 접착성 PDMS를 사용하여 50g의 추를 손가락에 고정한 사진 c) 접착성 PDMS의 생체 적합성 시험 결과 d) 접착성 PDMS기반 투명 전극의 반복 인장에 따른 전기저항 변화 측정 결과

연구성과/기대효과

이 연구에서는 소량의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여 기존의 상용화된 실리콘 계열 고무의 기계적 성질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확인했으며, 최초로 하이드로젤 계열이 아닌 재료를 기반으로 하여 투명하며 전도성이 뛰어난 점착성 전극재료를 개발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특히 계면조절을 통해 불균일한 가교결합 밀도를 갖게 하는 이 공정은 기존의 추가적인 접착물질을 사용하는 방법에 비해 피부에 사용하여도 첨가제가 피부에 남지 않고, 판매되고 있는 계면 활성제를 이용하여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방법이다.

이 연구에서 개발한 투명 전극 재료가 생체 신호를 매우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음을 모션 센서와 심전도 센서의 제작을 통해 증명하였기 때문에, 장차 생체 전기를 감시하는 근전도, 뇌전도 센서 및 압력, 온도, 생체분자 등의 다른 웨어러블 바이오 센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피부와의 접착성이 뛰어나 관절 부위에 접착하여도 쉽게 박리되지 않기 때문에, 헬스케어 및 스포츠 레저 산업 뿐만 아니라, 시장 규모가 큰 의료 산업에도 무리 없이 진입이 가능하며,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원격의료시장의 발전에 있어 필수적인 기술이라 생각된다. 또한, 이 연구에서 제작한 투명 전극의 전기전도도가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센서 분야 뿐만 아니라 무선 통신용 안테나, 박막형 히터, 마찰 발전기, 발광 다이오드, 태양 전지 등 다양한 웨어러블 전자소자에 전극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접착성 투명 전극의 모션센서, 심전도센서로의 응용 a) 접착성 PDMS기반 모션센서의 실제 구동 사진과 손목의 움직임에 따른 저항 변화 b) 기존 PDMS기반 모션센서의 실제 구동 사진과 손목의 움직임에 따른 저항 변화 c) 접착성 PDMS기반 심전도 센서의 실제 부착된 사진 및 전극의 개략적 위치, 상용 젤, 기존 PDMS, 접착성 PDMS 기반 심전도 센서의 심전도 측정 그래프
접착성 투명 전극의 모션센서, 심전도센서로의 응용 a) 접착성 PDMS기반 모션센서의 실제 구동 사진과 손목의 움직임에 따른 저항 변화 b) 기존 PDMS기반 모션센서의 실제 구동 사진과 손목의 움직임에 따른 저항 변화 c) 접착성 PDMS기반 심전도 센서의 실제 부착된 사진 및 전극의 개략적 위치, 상용 젤, 기존 PDMS, 접착성 PDMS 기반 심전도 센서의 심전도 측정 그래프

 

◆연구원이 설명한 연구 이야기

연세대학교 박진우 교수(교신저자, 사진 왼쪽)와 김진훈 박사과정생(제1저자)
연세대학교 박진우 교수(교신저자, 사진 왼쪽)와 김진훈 박사과정생(제1저자)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 현재까지 연구된 웨어러블 센서들은 대부분 접착성이 없는 소재를 사용한다. 피부에 붙이기 위해서 접착제나 접착성 테이프 등이 필요하며, 피부와 장기 등의 움직임에 의한 잡음이 심한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접착성이 있는 전도성 재료를 개발하고자 했다.

- 연구 전개 과정은.
= 연구 초기에는 많이 상용화되어 있는 웨어러블 소자용 재료인 PDMS의 기계적 성질을 바꾸기 위해 전도성 계면활성제를 섞는 방법을 고안하고, 실험 조건을 최적화했다. 그 후, 개발한 재료의 특성을 광학적, 기계적 분석 및 생체 적합성 등을 통해 분석했고, 최종적으로 모션 센서 및 심전도 센서에 적용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 제작한 접착성 투명전극의 적용 분야를 생체신호 감지용 센서로 잡았기 때문에, 생체 적합성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지만, 연구실에 그러한 분석을 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생체 적합성 시험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생체 적합성 시험을 해본 경험이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IST)의 김유찬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했고, 우리 연구에서 제작한 접착성 투명전극이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이번 성과는 무엇이 다른가.
= 기존에 개발된 웨어러블 센서의 경우, 접착성이 떨어져 접착제를 사용하여 부착하거나, 기계적으로 약하여 잘 찢어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이 크게 떨어지고 시각적으로 불투명 하다는 한계점들이 있었다. 우리 연구에서 개발한 접착성 전도체의 경우, 시간이 지나도 기계적 특성 (접착성, 연성 등)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며, 시각적으로 투명하여 기존의 웨어러블 센서 연구들의 한계를 극복하였다는 데에서 기존의 연구들과 차별점이 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 개발된 접착성 투명 전극은 접착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생체 신호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어 다양한 웨어러블 센서(근전도, 뇌전도, 심전도, 체온, 맥박, 모션 등)에 응용될 수 있다. 또한, 투명 전극의 전기전도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다른 웨어러블 소자(무선통신 안테나, 나노 발전기, 디스플레이용 발광다이오드 등)의 기본 전극재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접착성 투명전극 재료가 인체의 생체신호를 잘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여, 향후 다양한 생체 센서로의 응용을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 전극을 기반으로 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개발을 통해 접착성이 있는 정보표시용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자 한다.

- 연구 과정중에 에피소드가 있다면.
= 실험을 수행할 때, 제작한 샘플들의 접착성이 너무 좋아서 잘 달라붙고, 잘 떨어지지 않아 샘플들을 다루는 데에 많은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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