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얼굴에 혹할까』 - 내면이 중요하다면서
심리학과 뇌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대학원은 힘든 과정이다. 어느 날 한 대학원생의 얼굴이 너무 창백해 보였다. 오늘 발제를 하더니 진이 빠졌나 보다. 안쓰러운 마음에 말을 건넸다. “고생했다. 많이 힘들지? 오늘은 좀 쉬어.” “교수님 저 괜찮아요. 그냥 화장할 시간이 없었을 뿐인데…. 많이 피곤해 보여요?””(167쪽)

얼굴에 진심인 심리학자의 유쾌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을 지으면서 술술 읽을수 있다.

이 책은 얼굴에는 어떤 정보가 담겨 있는지, 인간은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를 심리학과 뇌 과학으로 풀어낸 얼굴 안내서다.

‘1부 나의 바코드, 얼굴’에서는 타인의 얼굴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이야기하며 나의 얼굴로 이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얼굴을 볼 수 없다. 거울과 카메라는 얼굴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1부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얼굴과 타인이 바라보는 얼굴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왼쪽 얼굴, 오른쪽 얼굴은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어느 쪽 얼굴을 보이면 좋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2부 말보다 강한, 얼굴’에서는 뇌와 마음을 흔드는 ‘매력’과 ‘첫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심리학자들은 오랫동안 매력적인 얼굴에 대해 연구해왔다. 인간은 어느 경우에서든 얼굴 매력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얼굴을 사용한 심리 실험들을 보여주며 매력적인 얼굴은 어떤 얼굴인지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매력만큼이나 인상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첫인상이다. 0.1초 만에 형성되어 10년을 따라다니는 첫인상의 영향력과 잘못 각인된 첫인상을 극복하는 심리 법칙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심리학적으로 조금이나마 첫인상을 좋게, 매력도를 높이는 방법들도 알 수 있다.

2부 5장 ‘얼굴을 더 강하게’ 편에선 화장(化粧)의 심리학도 다룬다. 저자는 “화장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예전부터 시도되어왔다. 일부 연구는 화장의 사회적, 문화적 의미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면서 지각심리학자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단 화장의 효과를 착시와 연관해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얼굴에 있는 모든 요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상을 만들어 낸다”면서 “(화장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착시”라고 불렀다.

과학을 적용한 화장팁도 소개한다. 가령 “얼굴 중에서는 왼쪽이 더 매력적인데, 상대방 왼쪽 눈에 비치는 내 얼굴은 오른쪽 얼굴이기 때문에 오른쪽 얼굴이 내 얼굴 매력에 대한 판단 기준이므로 화장이나 얼굴을 매만질때에는 오른쪽을 얼굴에 더 신경써야한다”(71쪽)는 것이다. 또 대칭성이 매력이 기준이 되므로 얼굴을 대칭으로 연출한다면 분명히 매력이 한 단계 높아진다(96쪽)거나 피부를 화장으로 보정한 상태보다 민낯에 안경을 착용하면 매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수 있다(150쪽)고 설명한다.

결국 우리가 얼굴을 더 잘 보려는 이유는 얼굴을 통해 타인과 수월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다. ‘3부 소통의 기술, 얼굴’에서는 사회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얼굴을 다룬다. 우리는 얼굴 표정으로 내 마음을 전달하고, 타인의 마음을 읽으며 소통한다. 공동체 생활에서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으로 나를 대표한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타인의 얼굴에서 나의 얼굴로, 얼굴의 강력한 영향력에서 얼굴의 쓰임으로 이어진다.

이 책에 대해 저자는 “얼굴은 그 자체의 물리적 복잡성 측면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자극이지만, 그보다 내 관심을 끈 것은 얼굴을 통한 소통이 인간의 상호 작용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면서 “얼굴이 어떤 정보를 전하는지, 우리가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는 얼굴로 어떤 정보를 내보여야 하는지를 다루었다”고 밝혔다.

지은이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치고, 예일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보스턴대학교와 브라운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쳐 현재 한림대학교 심리학과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훈 지음/블랙피쉬/256쪽/1만5천원]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