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글로벌 리더스 프로그램-공공문화외교’ 웨비나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지난 21일 오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관. 정치와 외교를 토론하던 국제회의실에서 ‘K뷰티 산업’을 논의하는 웨비나가 마련됐다. 세미나 명칭은 ‘비즈니스 한류와 공공문화외교 토론회’였다. 정치외교학과 ‘K뷰티 산업’은 어떤 연관이 있었을까.

이번 온라인 세미나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가 학부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Global Leaders Program, GLP)’의 5주년을 기념해 기획됐고, 정치외교학부 ‘지구화의 시대의 공공외교’ 강의와 연동되어 마련됐다. 2019년 1학기부터 서울대학교는 학부 교양과정에 ‘지구화 시대의 공공외교’라는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GLP’와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가 주최했고, 리더스코스메틱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 공공외교아카데미가 후원했다.

이 날 세미나는 K뷰티 산업 현장 발표에 이어, 정치학적 관점에서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김상배 서울대학교 교수(국제문제연구소장)와 연사로 나선 노지혜 휴젤 전략사업부장 전무, 손성민 REACH24H 책임연구원, 양종민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뷰티한류와 공공문화외교’를 주제로 발표한 노지혜 휴젤 전략사업부장 전무는 “중국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K뷰티 21.9%, J뷰티 58.7%, C뷰티 19.4%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중국은 일본을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자산이 있는 나라로 인식한다. 화장품산업은 문화산업이고, 브랜딩이 중요하다. K뷰티라는 표현은 메인스트림에 못들어가서 한 덩어리로 통칭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브랜드의 매력으로 세계 시장에 소구해야 한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각각 어떤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숙제다”라고 말했다.

손성민 REACH24H 책임연구원은 ’뷰티 한류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정부의 지원 정책을 살펴봤다. 손 연구원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화장품산업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 R&D 예산은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2018년 중단됐지만, 올해부터 다시 편성됐다”면서 “화장품산업이 성장하면서 지자체간 중복 지원이 많다. 지자체 특성에 맞는 사업이 개발되어야 한다. 글로벌화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은 브랜드들도 현지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종민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뷰티 한류와 공공문화:사회의 시각’을 발표했다. 양 연구원은 “소셜미디어 환경은 뷰티 한류가 전파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매력’이 상승해 공공외교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국내 인플루언서는 한국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어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뷰티한류의 고유성, 독자성, 철학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K뷰티는 한국 문화 틀 속에 가둔다고 생각한다.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오히려 K브랜드를 지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란 외국 국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 가치, 정책, 비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외교관계를 증진시키고, 우리의 국가이미지와 국가브랜드를 높여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높이는 외교활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정부간 소통과 협상 과정을 일컫는 전통적 의미의 외교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사진 왼쪽부터 신범식 서울대학교 교수, 박성우 서울대학교 교수, 이나경 서울대학교 교수, 송태은 국립외교원 교수, 신성은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선임기자. ⓒ더케이뷰티사이언스

1부에 이어 ‘미래 글로벌 리더들이 짚어보는 가능성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신범식 서울대학교 교수는 “거시적 담론보다는 미시적 담론, 보편성과 특수성의 조화, 저변 확산의 플랫폼을 ICT(정보통신기술)와 어떻게 함께 개발하고 구축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또한 이미징, 메시징, 새로운 주도 세력과의 연합(Alliance)’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우 서울대학교 교수는 K뷰티를 철학적 관점에서 검토했다. 박 교수는 “개별 상품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각각의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주관적인 미와 객관적인 미의 통합, 그리고 그 주장이 보편적인 가치안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좀 더 객관적으로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경우, 우리의 미는 '정의로운 미'다, '절제미'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미'다, 라고 얘기할 수 있다면 주관적인 시각의 기초가 되는 가치들이 통합적인 가치 안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이나경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국에서 경험한 K뷰티의 브랜드 파워를 소개하면서 “공공외교가 탄탄하다면 정치외교적인 부분에서 국가간의 사이가 좋지 않아도 빨리 회복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송태은 국립외교원 교수는 ‘K뷰티의 스토리텔링과 집단지성’을 주제로 토론했다. 송 교수는 한국은 역동성, 속도성, 참여정신과 유머가 있다. 이를 스토리텔링으로 표현하려면 '집단지성'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신성은 르몽드디플로마티크(Le Monde diplomatique Korea) 선임기자는 화장품산업 현장의 문제점을 짚었다. 신 기자는 “한국 화장품은 성장했지만 아직까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발돋움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류와 함께 성장한 한국의 화장품은 너무 빨리 에너지를 소진시켰다. 한국 화장품산업은 새로운 이입을 하지 않으면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날 마무리 발언에서 김상배 서울대 교수는 “국제사회는 매력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매력 경쟁은 손에 잡히진 않지만, 우리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나 기업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되느냐에 따라 경제력과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웨비나의 자세한 내용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7월호에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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