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상권에 플래그십스토어 확장 이전 오픈
함순식 더바디샵(THE BODY SHOP) 자산관리팀 부장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내수경기 침체와 함께 휘몰아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화장품 브랜드숍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그럼에도 영국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THE BODY SHOP)은 런던, 홍콩, 밴쿠버에 이어 전 세계 4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서울 신논현역 교보타워 인근에 오늘(4월 28일) 확장, 오픈했다.

그동안 더바디샵은 강남역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다. 강남역은 리테일 사업을 하는 모든 기업들이 자신들의 경영 이념을 담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상권이다.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임대료가 일반 상권보다 매우 높아 강남역에 진출했던 많은 기업들은 짧게는 수 개월에서 길어야 수 년 정도만 영업하다 철수하기 일쑤였다. 그곳에서 더바디샵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붐이 일기 전인 1998년 2월부터 무려 22년 넘게 문을 열고 있다.

함순식 더바디샵(THE BODY SHOP) 자산관리팀 부장에게 더바디샵이 강남지역 상권을 지켜온 비결을 들었다.

 

더바디샵 플래그십 매장을 신논현역 근처로 이전 오픈한 이유는.

새로운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준비했습니다. 강남지역 상권은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65만 명, 지하철이용객수는 하루 14만 명에 달합니다. 일반음식점의 월평균 매출은 5800만 원, 편의점은 7600만 원 정도고요. 다시말하자면, 강남지역은 전국 100대 상권 중 매출액 1위(역삼1동, 2019년), 지하철 이용객수 1위(2호선 강남역, 2019년), 상가 투자수익률 1위(서울 40개 상권, 한국감정원, 2019년)를 기록할 만큼 서울을 대표하는 핵심 상권입니다. 신분당선 연장선(강남역~신사역 구간)이 2022년 개통하면 신논현역 인근은 발전가능성이 더 높아요.

여기에다 강남역 북쪽은 패션의류, 잡화, 어학원, 카페, 음식점,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있고, 강남역 남쪽은 삼성타운을 비롯한 대규모 업무시설과 음식점, 주점, 아파트단지들이 자리잡고 있어 밤낮으로 유동인구가 많습니다. 10대 학생부터 50대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모두 수용할 수 있어 화장품 상권에 최적화되어 있고요. 그만큼 강남역 상권은 화장품 브랜드숍 영업에 있어서 중요한 지역입니다.

(함 부장은 지난해 11월 더바디샵이 있었던 강남역 10번 출구 앞(서초동 1318-1)의 옛 뉴욕제과 빌딩(대지면적 674㎡)을 이지스자산운용이 1420억원에 인수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이 빌딩은 강남역과 신논현역 주변의 개발 호재로 4년 만에 가격이 약 40% 상승했다는데 임차인 ‘에잇세컨즈’의 임대차계약이 만료되면 현재 6층에서 14층 규모로 증축된다고. 이외에도 케이리츠투자운용, 제이에스디원, 대명스테이션 등 대형업체들이 지난해 강남역과 논현역, 신사역 주변을 중심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남역 상권은 K-뷰티 화장품의 격전지인데요.

강남역 상권은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 더페이스샵, 미샤, 토니모리와 같은 브랜드숍을 포함해 시코르와 올리브영과 같은 H&B 스토어까지 합세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미샤는 오픈 한지 7개월만에 폐점했고, 스킨푸드와 토니모리는 현재 강남대로에서 철수했어요.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영업하던 네이처컬렉션, 아리따움, 에뛰드도 폐점해 지금은 잡화 매장과 슈마커(신발 편집숍)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요. 이들 세 개 브랜드숍은 강남대로에서 각각 2개씩 영업점을 운영했는데 매장 1개씩을 줄였어요. 현재 네이처컬렉션과 아리따움은 CGV빌딩에서, 에뛰드는 신논현역 교보타워 옆에서만 운영중입니다. 일부 브랜드숍은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문을 열고 있고요. 바닐라코, 미미박스, 잇츠스킨, VT코스메틱 등은 이미 강남대로에서 쓴 맛을 보고 철수했습니다. (함 부장에 따르면, 브랜드숍 8개사의 매장 수는 2018년 말 4501개에서 2020년 3월 기준 3384개로 1년 3개월만에 무려 1117개 매장이 폐점했다.)

 

점포개발 비결이 궁금하네요.

점포개발 담당자로서 기본은 회사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최고의 조건으로 매장을 오픈 하는 것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국 로드숍 핵심상권은 물론 백화점, 복합몰, 아울렛, 지하철역, 신규 택지개발지구의 상권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요. 여기에 접근성이 우수하고 가시성이 뛰어난 위치의 우량 건물의 물건을 확보하고, 경쟁사 매출조사, 임대차 계약조건 등 시세조사와 오픈 시 매출 예측을 통한 손익분석이 중요합니다. 또 오픈 예정 지역의 상권을 정확히 분석해 매장의 예상 매출액을 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조건에 적합한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불할 수 있는 후보점을 찾아내어 조건을 잘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지요. 즉, 로드숍 임대인은 물론 백화점과 복합몰을 비롯한 유통업계 인맥들과 임대차와 리징(Leasing)을 담당하는 부동산업계 및 점포개발 종사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장의 손익을 좌우하는 것은 상품원가를 제외하고 임대료와 인건비의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정보와 협상력이 반드시 필요해요. 수도광열비, 카드수수료, 소모품비와 같은 변동비도 수시로 확인하고 조정해야 합니다.

 

더바디샵 강남대로점의 특징은.

신논현역 인근에 자리잡은 더바디샵 강남대로점은 1, 2층 전체 230㎡(약 70평) 규모로 고객이 제품을 체험하면서 직접 제품을 포장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고객 체험형 ‘Activist Workshop’ 플래그십 스토어입니다. 특히 강남대로점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샤워젤 리필 프로그램(Refill Program)’을 운영합니다. 고객이 재사용 가능한 더바디샵 알루미늄 병에 샤워젤을 리필하면 정상가격의 20%를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드니까요. (더바디샵 강남대로점은 오픈 기념으로 4월 28일부터 5월 10일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3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더바디샵 머그컵을, 10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리필용 공병과 250ml 샤워젤을 준다. 더바디샵 강남대로점을 방문해 다양한 존을 체험하고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햄프 핸드크림 10ml을 증정한다.)

 

포스트 코로나19를 대비하려면.

코로나19가 지나가면 브랜드숍은 H&B스토어와 온라인채널의 성장에 더욱 가로막히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브랜드숍이 오프라인 매장을 완전히 접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매년 상승하는 임대료, 관리비, 판매수수료,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용을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요. 여기에 물류비와 마케팅비, 시설투자비, 감가상각비와 같이 솔솔 새어나가는 비용과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해야 하는 비용을 구분해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점검해야 하고요.

그리고 코로나19도 지나갈 겁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화장품산업은 잘 이겨내고 성장했어요. 더바디샵도 여러 악조건 때문에 잔뜩 움추려들기보다 위기를 새로운 기회의 발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더바디샵 강남대로점을 오픈한 이유도 그 일환입니다.

한편, 더바디샵은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화장품을 판매하는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로, 1976년 아니타 로딕(Anita Roddick) 여사에 의해 간결한 포장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으로 시작됐다. 더바디샵은 동물실험 반대, 커뮤니티 트레이드 지원, 자아 존중 고취, 인권 보호,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 더바디샵은 현재 전 세계 63개국에서 29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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