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에서 활성성분 대량 생산하는 스마트 혁신 산업화 착수

최윤식 경성대 약학과 교수가 지난 21일 열린 ‘화장품산업 중심 캘러스 기반 해조류 스마트 혁신 산업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해조류 스마트 혁신산업화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부산이 해조류 캘러스(Callus) 배양기술을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소재 개발에 나섰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이 주최하고, 경성대학교와 신라대학교가 주관한 ‘화장품산업 중심 캘러스 기반 해조류 스마트 혁신 산업화 방안’ 심포지엄이 지난 21일 오후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렸다. 부산시와 부산화장품기업협회가 후원했다.

이 날 세미나에선 최재석 신라대 바이오산업학부 식품공학전공·수산물종합연구센터 교수가 ‘해조류 캘러스의 최근 연구 동향’을, 모상현 바이오FD&C 대표가 ‘식물세포배양기술을 활용한 기업의 혁신적 도전’을, 최윤식 경성대 약학과 교수(스마트 헬스케어 융복합 연구센터장)가 ‘해조류 소재의 산업적 가치와 미래 활용 전략’을 각각 발표했다. 캘러스는 ‘식물의 줄기세포’라고 불리며, 식물체에 상처가 났을 때 상처 주변에서 만들어지는 분열이 왕성한 조직이다.

최재석 신라대 교수는 캘러스 연구 방식과 산업화 가능성을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인간이 이용하는 해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500여종으로 추산되는데, 우리나라에는 식용해조류가 54종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해조류에서 보습, 안티에이징, 화이트닝 등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 소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조류(Seaweed or Macroalgae)는 해안을 중심으로 해저의 암석이나 기타 단단한 지대에 부착하여 생장하는 식물의 한 무리다.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해조류는 약 221종으로, 흔히 사용되는 해조류는 10종 정도다. 해조류는 식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제품에서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해조류는 남조류(Blue-green algae) 1500종, 홍조류(Red algae) 6000종, 갈조류(Brown algae) 1750종, 녹조류(Green algae) 1200종 정도가 있다.

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해조류 캘러스 연구논문은 50여편으로 우리나라는 톳과 뜸부기(서남해 청정 해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 해조류) 2종만 연구됐다”면서 “그동안 캘러스는 기초과학 중심으로 연구되었는데, 산업화를 위해서는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재석 신라대 교수, 모상현 바이오FD&C 대표, 최윤식 경성대 교수.

이어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해양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늘고 있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을 완전 오염시키는 등 해양 생물의 안전성이 위협을 받고 있는데다, 해조류 채집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세포 배양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캘러스 배양의 장점으로 △기상, 병충해, 계절적 제한 등과 같은 환경 요인에 제한 받지 않고 생산 가능하고 △계획적인 생산으로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며 △제품의 질과 수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고 △지역적 특성 및 정치적 이해관계에 무관하게 생산할 수 있다고 꼽았다.

육상식물 캘러스 배양 기술로 산업화한 사례도 있다. 일본 미츠오(Mitsuo)는 1983년 식물세포인 자초근(지치뿌리, Lithospermum erythrorhizon)을 캘러스 배양해, 붉은 색 염료인 시코닌(Shikonin)을 생산, 화장품과 의약품에 사용했다.

최 교수는 연구과제로 △미개발 해조류 캘러스 연구 △유용성분의 함량이 극대화된 캘러스 배양기술 개발 △해조류 캘러스 대량생산공정 개발에 이어, 최종적으로 △해조류 캘러스 스마트팜 구축 등을 제시했다.

또 그는 “캘러스에 관한 기초연구와 생물공학적 연구는 전세계에서 많이 진행되었지만 대량생산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도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부산에서 해조류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캘로스를 대량생산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상현 바이오FD&C 대표는 육상 식물에서의 캘러스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모 대표는 “1920년대에 등장한 캘러스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방법이다. 나고야의정서도 대비할 수 있다”면서 “해조류의 캘러스는 쉽지 않지만 식물이나 해조류를 대량 배양을 통해 싱글 컴파운드(Compound)로 분리 한다면 가치있는 산업이 될수 있다. 부산은 환경적으로 최적화된 곳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 대표는 “해조류로부터 분리된 소재나 응용 산물의 산업적 가치는 높고, 연구개발이 한창이다”라면서 “부산 바다의 해조류를 캘러스로 대량 배양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식 경성대 교수는 해조류를 육상에서 키워야 하는 이유와 해조류 소재가 산업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설명하고, 부산이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항노화 기능성 해조류에 대한 연구와 제품이 증가하는 등 마린 코스메틱이 부상하고 있다”면서 “미세플라스틱이나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소재를 확보하려면 해조류를 육상에서 키우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미국 뉴멕시코와 텍사스는 대규모 육상 해조류 양식 사업인 ‘아쿠아 컬쳐(AquaCulture)’를 진행하고 있고, 2018년 육상 해조류 양식을 위한 법안이 마련됐다. 덴마크는 10여전부터 해조류 대량생산 사업화를 위한 ‘MAB4(MAcroalgae Biorefinery) 프로젝트를 정부, 기업, 학계가 참여해 진행하고 있다.

최 교수는 부산의 화장품산업을 이끌어갈 전략으로 해조류 스마트 혁신산업화를 제시했다. 이는 해조류를 원형 그대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해조류 생장점의 증식에 따라 생성되는 캘러스, 원형질체 등을 육상에서 배양해 활성 성분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다. 그는 산업적 측면에서 캘러스가 필요한 이유로 △연안 해양의 사막화 △온난화로 인한 자생 해양생물 자원량 감소 △서식지 수심에 따라 채취 단가 상승 △개체 보호를 위한 채집 금지 기간 설정 △서식지, 계절, 영양염류, 수온 등에 따라 성장 및 유용 성분 함량 변화 등으로 설명했다. 또 EU에서 오는 2021년쯤 해조류 화장품 성분 규제(표준)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해조류 스마트 혁신산업화의 기대 효과는 △신시장 창출에 의한 지역경제 활성화(미세플라스틱과 방사능 프리(FREE) 해조류 소재 화장품으로 신시장 창출, 바이오소재산업으로 확산, 부산시 화장품 발전) △지역기업의 매출 증가(2021년 활성 성분 시장의 3% 대체시 국내에서 36만달러 시장 형성, 2024년 전 세계 활성 성분 시장의 2% 대체시 약 8000만 달러 매출 가능) △부산 특화형 화장품 뷰티산업 육성 등이다.

이어 최 교수는 “해조류 추출물 시장은 배양을 통해 유효성분이 높은 농도를 추출하는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조류 제품 시장은 2018년 550억 달러에서 2025년 920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CAGR)은 7.5%로 예상된다. 인더스트리(Industry) ARC에 따르면, 해조류 추출물 시장은 2023년 37.7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은 8.23%로 추정된다.

또 최 교수는 “육상 식물은 캘러스가 잘되지만 해조류는 성공 비율이 낮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육상 식물 연구는 많이 진행됐지만, 해양생물 연구는 미흡하다. 또 육상 식물과 해조류는 생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세포의 성분이 다른데, 육상 식물의 캘러스 방법으로 해조류에 적용하면 성공 가능성이 낮을수 있다”면서 “해조류 스마트 혁신산업화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해조류의 캘러스 배양기술은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앞서 있으나 아직 연구개발(R&D) 수준에 머물러 있고 대량생산을 위한 본격적인 산업화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부산에서 해조류 캘러스 대량 배양 기술이 성공하면 세계 소재시장의 중심지로 자리잡을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신강원 경성대 산학협력단장의 개회사를 대신 읽은 최윤식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바다는 이미 청정을 잃어가고 있다. 해양 오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캘러스라는 다소 생소한 기술을 이용해 해양생물자원을 육상에서 대량 생산하는 기술로 부산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창호 부산시청 미래산업국장은 “부산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자연 환경을 갖고 있고, 해양생물자원 소재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이므로 부산에서 시도할만 하다”면서 “화장품산업이 발달하려면 새로운 원료나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화장품산업을 더욱 더 지원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화장품·뷰티산업 육성 조례’를 발의하고 통과시킨 문창무 부산시의회 의원은 “우리나라 뷰티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독자적인 기술과 세계 트렌드를 이끄는 콘텐츠가 없으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부산에는 국제영화제와 같은 글로벌 이벤트가 있고, 인프라도 세계적이다. 기술만 확보하면 부산은 국내를 넘어 세계 화장품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기장에 있는 부산테크노파크 해양수산바이오센터에 부산화장품공장을 만들어 오는 12월 3일 준공한다. 또 부산시는 화장품·뷰티 산업 육성을 위한 5개년 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지역 화장품산업은 2016년 기준 제조업 57개소, 제조판매업 227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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