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2014년부터 유용성 연구 관련 부서(생물자원활용부)가 신설된 이래 관련 연구 과제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4년간 이 과제에서는 총 516종(2018년 12월 기준)의 자생생물에 대한 기초 효능검증과 100여종의 성분분석을 진행한 바 있다. 기초 효능으로는 5대 항목(항산화·항염·항암·항알레르기·항균)과 관련된 효능 검증을 진행했다. 연구 사업을 진행하면서 각 항목에서 우수한 효능을 가진 자생식물들이 발견되었다. 자연스럽게 우수 효능을 가진 생물자원에 대한 심화연구의 필요성을 느꼈고 기초효능 검증 결과와 연계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한 새로운 과제로 ‘자생 생물자원을 활용한 유해물질 대응 유용성 탐색’을 2018년부터 진행하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환경난제(미세물질, 화학물질 대체 등)가 주요이슈로 떠오르면서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와 관련된 과제를 함께 발굴하고자 했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대부분의 국가연구 사업은 미세먼지 측정 및 감지시스템 등에 집중되어 있었고 자생식물 관련 분야는 미흡한 실정이어서 과제에 착수하게 되었다.

그림 1. 개서어나무와 애기땅빈대. 출처=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https://species.nibr.go.kr)
그림 1. 개서어나무와 애기땅빈대. 출처=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https://species.nibr.go.kr)

연구대상의 선정

이 과제의 연구대상인 개서어나무(Carpinus tschonoskii Maxim.)와 애기땅빈대(Euphorbia supina Raf.)는 앞서 2014년부터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에서 실시한 ‘해외활용사례 근연종의 유용성 검증’, ‘국내 자생생물의 유용성 검증’ 사업의 연구대상 중 항산화·항염·항알레르기 항목의 우수 종에서 선정되었다. 앞선 과제에서는 연간 평균 100여종의 효능 검증을 실시해 왔는데 효능 검증 결과를 종합하여 상위 10% 정도의 효능을 갖는 종(species)들로 연구대상을 제한한 것이다. 또한 최근 여러 보고에 따르면 5대 효능 중 특히 항산화 효능이 안티 루션 효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벤조피렌 등 오염물질에 의해 발생된 AhR1(Aryl hydrocarbon receptor,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 신호는 활성산소 생성을 증가시키며 활성산소에 의해 염증 사이토카인 분비 역시 증가된다는 보고 등에 따라 연구대상을 최종 선정하였다. 자생 생물자원을 활용한 유해물질 대응 유용성 탐색 과제에서는 50여종을 연구대상에 포함시켰으며 1차 년도인 2018년도에 15종, 2019년도에 36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대상의 확보

국립생물자원관에는 생물소재 확보와 관련하여 생물소재은행이 개설되어 있다. 종자·유전자원·배양체·천연물과 관련된 생물소재를 확보하여 보존하는 기능을 하는 조직으로 식물추출물과 관련해서는 주로 천연물은행에서 소재를 분양받아 사용한다. 이에 천연물은행은 매년 야생에 존재하는 생물자원의 생체시료를 확보한다. 야생에서 생체소재를 확보한 후에는 각 분야의 분류학 전문가가 정확한 종 동정을 실시한 후에 생체시료를 건조, 절단, 추출, 동결건조 등의 절차를 통해 추출물 시료를 제작한다. 이렇게 준비된 추출물 시료를 분양받아 사용하는데 기후, 종 특성과 같은 변수로 확보량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목본(나무)의 경우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주로 다년생이기 때문에 채집 지역에서 채집이 된 이후로 다시 채집하여 확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초본류의 경우에는 단년생이 많고 개체 크기가 작아서 다량의 시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매해 과제 시작에 앞서 천연물은행과 연구대상에 대한 논의를 거쳐서 시료 확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그림 2. 개서어나무 추출물의 세포손상 보호 효과. 개서어나무 추출물 처리 전후 인간 피부각질형 성세포(HaCaT)의 세포생존율을 측정한 결과 디젤화합물 단독 처리 시에는 8% 미만으로 감소한 세포생존율이 개서어나무 추출물 처리 후에 80%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
그림 2. 개서어나무 추출물의 세포손상 보호 효과. 개서어나무 추출물 처리 전후 인간 피부각질형 성세포(HaCaT)의 세포생존율을 측정한 결과 디젤화합물 단독 처리 시에는 8% 미만으로 감소한 세포생존율이 개서어나무 추출물 처리 후에 80%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
그림 3. 개서어나무 추출물 농도별 처리 시 세포생존율(%) 측정.
그림 3. 개서어나무 추출물 농도별 처리 시 세포생존율(%) 측정.
한림대학교 박경호 교수연구팀은 국립생물자원관과 공동연구를 통해 미세먼지로 인한 ‘세포 독성 저감 시험법’을 확립했다.
한림대학교 박경호 교수연구팀은 국립생물자원관과 공동연구를 통해 미세먼지로 인한 ‘세포 독성 저감 시험법’을 확립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세포독성 저감 효과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식물추출물의 안티폴루션 연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안티폴루션 효과와 관련하여 국립생물자원관은 한림대학교 박경호 교수연구팀과 공동으로 미세먼지로 인한 ‘세포 독성 저감 시험법’을 확립하였다. 먼저 미세먼지와 구성성분과 크기가 유사한 디젤추출물을 사용하여 세포 생존률을 측정하는 실험법을 확립하였다. 디젤추출물(DPE, Diesel particulate extract; 10~100 μm의 미세먼지)은 NIST(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미국표준기술연구소)에서 표준화 되었고 Sigma-Aldrich(Cat.#: NIST SRM 1975)에서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미세먼지와 관련된 실험에서는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대체물질로 다양한 소재들이 활용되고 있다. 몇몇 연구기관에서는 직접 미세먼지를 포집하여 실험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본 과제의 경우 실험법의 표준화와 관련하여 구성성분과 크기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는 대체물질을 탐색함에 따라 디젤추출물을 최종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또한 추출물 처리 시점을 달리하여 추출물을 DPE와 동시에 처리한 실험과 추출물을 전처리한 실험을 함께 진행하였다. 처리 시점과 상관없이 유사한 실험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DPE 처리에 의해서 평균 20% 미만의 세포 생존률로 감소하는데 개서어나무와 애기땅빈대 추출물 처리 시에는 평균 70~80% 정도로 생존률이 상승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림 4. nSMase 효소 활성 및 BAX, Caspase 3 발현에 대한 개서어나무추출물의 영향.( CTM; Carpinus tschonoskii Maxim, 개서어나무 추출물, NAC; N-acetyl-L-cysteine, 항산화제, Apo; Apocynin, NADPH-oxidase inhibitor)
그림 4. nSMase 효소 활성 및 BAX, Caspase 3 발현에 대한 개서어나무추출물의 영향.( CTM; Carpinus tschonoskii Maxim, 개서어나무 추출물, NAC; N-acetyl-L-cysteine, 항산화제, Apo; Apocynin, NADPH-oxidase inhibitor)
그림 5. 개서어나무 추출물의 DPE로 인한 세포 손상 보호 기전.
그림 5. 개서어나무 추출물의 DPE로 인한 세포 손상 보호 기전.

효능과 관련된 성분

개서어나무와 애기땅빈대 성분에 대해서는 문헌 상 기존에 보고된 바가 있다. 퀘르세틴(quercetin) 유도체들이 주로 보고가 되어 있으며 현재 우리가 진행 중인 연구 결과에서도 흡사한 결과가 얻어지고 있다. 구조성분에 근거하여 시작한 연구는 아니나 결과적으로 유사한 성분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퀘르세틴 모핵 구조가 항산화 및 항염에 잘 알려진 구조이기 때문에 상관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애기땅빈대·개서어나무 관련 추가 연구

기초 연구에서 개서어나무·애기땅빈대가 뛰어난 항산화 효과를 나타낸 것을 근거로 ROS(reactive oxygen species)와의 상관성 및 기전연구를 진행해 왔다. 개서어나무 추출물은 NADPH 산화효소의 활성을 저해하여 DPE로 인한 세포 손상으로 부터 보호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실험 결과 초기 예측과는 달리 ROS와의 상관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는 아니며 오히려 nSMase(neutral sphingomyelinase 2) 효소의 활성을 낮춰 세포 내 세라마이드(ceramide) 합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세포사멸(apoptosis)과 관련된 BAX, Caspase 3 등의 발현량이 추출물 처리 후 낮아지는 것 또한 확인했으며, 이와 관련된 내용은 10월 초에 논문 투고 예정이다. 이외에도 알데히드복합체인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아세틸알데하이드(acetaldehyde)·프로피온알데히드(propionaldehyde)·벤즈알데히드(benzaldehyde)에 의한 세포독성 저감과 관련한 안티폴루션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8년에 이어 36종의 자생식물 추출물에 대해서 알데히드복합체 처리에 의해 감소한 세포 생존률이 얼마나 상승되는지에 대한 효능 검증을 실시하였다. 이 중 드렁방동사니(Cyperus globosus Forssk.) 등의 또 다른 자생식물의 효과를 검증했고 관련 특허 출원까지 완료한 상태다. 드렁방동사니는 사초과, 방동사니 속에 속하는 자생식물로서 항알레르기 활성 역시 뛰어난 것으로 검증되었다.

그림 6. 청담씨디씨제이앤팜에서 출시한 개서어나무 추출물 함유 선크림 ‘댄싱웨일(Dancing Whale) 선밀크(Sun Milk)’.
그림 6. 청담씨디씨제이앤팜에서 출시한 개서어나무 추출물 함유 선크림 ‘댄싱웨일(Dancing Whale) 선밀크(Sun Milk)’.

기술이전 및 제품 출시

개서어나무와 애기땅빈대 관련 특허는 2018년 10월에 출원 완료했으며, 올해 4월 3일 청담씨디씨제이앤팜으로의 통상실시권2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청담씨디씨제이앤팜은 개서어나무 추출물을 함유하는 선밀크를 출시했으며 제품은 9월 1일부터 롯데면세점 등 7곳에 입점하여 판매되고 있다. 애기땅빈대 추출물 함유 제품에 대해서는 안티 폴루션과 관련된 임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이르면 2019년 말에 샴푸 등의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향후 계획

국립생물자원관의 유용성 연구는 언제나 ‘자생생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살았던 자생식물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이자 목적이다. 특히 환경오염이 심화되면서 점점 자취를 감춘 자생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최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사초과’ 식물이 대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초과 식물은 적당한 온도와 습도 환경만 갖추어지면 증식이 어렵지 않아 산업에 응용하는데도 유리한 면이 있다.


1. AhR(Aryl hydrocarbon receptor,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 의학분야에서 매연이나 담배연기 등에 포함된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과 결합해 활성화하는 단백질. 생체 내 화학물질을 감지하고 그에 대한 대사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면역·줄기세포 유지·세포 분화 등에 관여한다.

2. 통상실시권: 특허권자나 의장권자가 아닌 제3자가 허락이나 법률규정 또는 설정행위를 통하여 정해진 시간적·장소적·내용적 제약의 범위 안에서 특허발명·등록실용신안·등록의장 등을 업으로 실시할 수 있는 채권적 권리. 특허발명 등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하는 전용실시권의 상대개념이다. 특허권자는 그 특허권에 대하여, 의장권자는 그 의장권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통상실시권을 허락할 수 있다(특허법 102조 1항, 의장법 49조 1항). 출처=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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