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선임연구원(한국콜마)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권력으로 형성된 수직적 구조의 가장 아래에서 젠더 이슈를 고발한 미투 운동(#metoo)부터, 한국 가수에게 기회조차 없었던 세계적 무대에 오른 ‘21세기 비틀즈’ 방탄소년단까지 뜻밖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들이 외치는 이야기는 전 세계의 공감을 받았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 모든 건 전통적인 매체가 아닌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새로운 행동과 문화다. 기존 방식대로 나뉘어 있던 경계가 빠르게 무너졌고 전 세계로 확산됐다.

『뉴파워NEW POWER:새로운 권력의 탄생』제러미 하이먼즈, 헨리 팀스 지음 / 비즈니스북스 / 456쪽 / 1만8000원
『뉴파워;NEW POWER:새로운 권력의 탄생』제러미 하이먼즈, 헨리 팀스 지음 / 비즈니스북스 / 456쪽 / 1만8000원

예로부터 권력의 형태는 명확했다. 피라미드 구조로 소수가 아래 다수에게 지시하고 그들만의 권리를 행사하는 특권층 계급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대의 권력의 모습은 변하고 있다. 사람들의 손은 이제 TV 리모컨이 아닌 핸드폰으로 먼저 향한다. ‘유튜브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기존 매스미디어(Mass media)를 대체하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존 레거시미디어(Legacy media, 전통적인 미디어)에서는 불가능 했던 실시간 정보 공유가 가능해졌으며, 특정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던 정보도 검색을 통해 쉽게 접하게 됐다. 즉, 소수가 장악해 통제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했던 구권력이 점차 쇠퇴하고 있으며, 다수가 만들어 내는 공유 정보를 기반으로 형성된 ‘신권력(New power)’이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작가는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초연결된 대중의 힘을 뉴파워, 즉 신권력으로 설명하며 우리가 세상을 움직이는 신권력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미디어 매체 방향은 유튜브에 의해 재편되었다. 전 세계 사람들의 취향과 집단의식이 실시간으로 반영된 유튜브가 현재의 뉴 매스미디어(New mass media)로 자리 잡았다. 대중들이 원하는 여러 정보를 일반인부터 연예인, 정치인, 전문가 등 여러 사람이 만들어 공유, 확산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이들이 방에서 만들어내는 동영상 하나가 수 백만 명에게 영향을 주고 있으며, 기존 매체 이상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킬 아이디어를 만들고 강화하고 확산시키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일방적인 정보전달이 아니라 진짜 원하는 정보를 투명하게 실시간 피드백으로 소통을 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말한다.

‘버트런트 러셀에 따르면, 권력이란 ‘의도한 결과를 얻는 능력’이다. 이제 우리가 모두 그러한 능력을 손에 넣었다”(17쪽) .

그리고 이러한 신권력 에너지를 결집할 방법을 간파한 건 크리에이터들이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화장품 산업에서 중요한 건 소비자들을 적극적인 참여자로 끌어들여 이들이 직접 제품을 홍보해주는 것이다. 브랜드에서 소비자라는 한 방향으로 전달하는 정보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지만, 비슷한 목표를 위해 뭉친 사람들이 만든 집단에서 공유되는 정보는 신뢰한다. 기존 매스미디어를 통해 많은 자본이 만들어낸 ‘좋아요’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억에 남는’에서 ‘퍼뜨리기 좋은’으로”(73쪽) 슬로건이 신권력에게 통하는 진짜 마케팅이다.

그 이유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신권력 모델이 진가를 발휘하면 자기 자산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사람들, 다른 이들의 아이디어를 확산시키거나 기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들에게 보상함으로써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강화한다.”(48쪽)

이러기 위해서는 뇌에 새겨지도록 하는 각인 방법을 넘어 확산시킬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며, 작가는 이를 ‘ACE 방법’이라고 명명하며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A(Actionable, 행동에 옮길 수 있다)

아이디어란 사람들로 하여금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다. 그저 감탄하고 기억하고 소비하는 대상 이상의 무엇이다.

C(Connected, 연결되어 있다)

아이디어들이 연결되면 다른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생각이 같은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도 느껴진다. 이러한 관계망 효과로 아이디어는 더 널리 확산된다.

E(Extensible, 확장 가능하다)

아이디어는 확산시키는 참여자가 그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대상에 알맞게 맞춤형으로 만들거나 뒤섞거나 새로운 형태를 만들 수 있다. 아이디어에 여러 공동체들이 공감할 공통적인 줄기를 심어 이를 변형시키고 확장하게 만든다.(75쪽)

하지만 이런 신권력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신권력이 증오와 오류를 전파하는 데도 효과적이라 말한다. 같은 의견을 함께한다는 이유로 백인우월주의, 집단적 혐오, ISIS, 가짜뉴스와 같은 현상을 만들어 선동하며, 지구 한 쪽에서는 새로운 독재자를 형성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삼각형에 의하면 신권력에서 필요한 3가지 요소는 플랫폼 소유자(창립자, 지도자), 열성 참여자, 참여자이다. 이상적인 삼각 구도가 아닌 조화가 어긋나기 시작하면 신권력 사이에서도 갈등과 충돌이 발생한다. 위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이유다.

저자는 “구권력과 신권력이 충돌하고 경쟁하고 서로 수렴하는 세계에서는 모두가 끊임없이 변한다”(62쪽)고 말하지만, 신권력 사이에서도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지 않으면 이 같은 부작용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금 쉽게 접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초연결(Hyper connection)에 기반을 둔 흐름이다. 연결은 거부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흐름이다. 플랫폼의 발달로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초연결되면 우리는 20세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서로 연결되어 있고, 공유가 일상이 되며, 참여와 투명성이 핵심인 신권력 사회에서 기업들은 소비자를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참여자로 어떻게 끌어들여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반대로 참여자로서 신권력의 중심이 된 우리는 어떻게 힘을 제대로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박창희한국콜마 기초화장품연구소 선임연구원
박창희
한국콜마 기초화장품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콜마에 입사후 사내 독서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100여권의 책을 읽으면서 사내 다독왕을 거머쥐었다. 이종서 콘텐츠 기획 에이전시 휴먼에너지 대표와 함께 2018년 1월 ‘책 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지금은 없다’(나비의활주로)를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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