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마케팅본부 최우정 차장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매년 여름 무렵에 개최되는 마케터들의 컨퍼런스가 있다. 콘텐츠 마케팅 서밋(Content Marketing Summit)이라는 행사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을 했다. 상품기획과 광고홍보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속적으로 콘텐츠의 힘을 느끼고 있었고 다른 마케터들이 얘기하는 콘텐츠 마케팅과 마케팅 트렌드에 대해 듣고 싶어 해마다 참석하고 있다. 이번 콘텐츠 마케팅 서밋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키워드는 #진정성 #스토리 #철학 #협업 #관계 #미디어 #플랫폼 #데이터 #시스템 #4차산업혁명 #Z세대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등이었다.

콘텐츠 마케팅 서밋의 오전 세션에는 모든 참석자가 함께 듣는 키노트 강연이 있다. 올해 키노트 스피커 중에는 ‘슈퍼잼(Superjam)’의 창업자 프레이저 도허티(Fraser Doherty)가 있었는데 그는 할머니의 천연잼 제조법으로 겨우 열네 살 때 ‘슈퍼잼’이라는 회사를 차렸고 스물두 살에는 영국에서 가장 성공한 젊은 사업가 중 한 명이 된 사람이다. 14세에 사업을 시작했고 자본이나 사업적인 노하우 없이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프레이저 도허티의 슈퍼잼 스토리를 통해 콘셉트의 진정성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슈퍼잼의 스토리를 들으며 이번 콘텐츠 마케팅 서밋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키워드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은 프레이저 도허티의 슈퍼잼 스토리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프레이저 도허티(Fraser Doherty)의 ‘슈퍼잼(Superjam)’(출처 : 슈퍼잼 한국 홈페이지 / http://superjam.kr)
프레이저 도허티(Fraser Doherty)의 ‘슈퍼잼(Superjam)’(출처 : 슈퍼잼 한국 홈페이지 / http://superjam.kr)

진짜 스토리가 콘셉트가 되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진정성에 대한 정의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진정성(眞情性)이란 진실하고 참된 성질(고려대 한국어 대사전)을 말한다. 콘셉트를 위한 콘셉트, 마케팅을 위한 콘셉트가 난무하는 요즘 기획자의 진심 또는 진정을 앞세운 스토리들이 많은 소비자들의 공감과 구매행동을 이끌어내고 있는데 ‘슈퍼잼’도 그 중 하나다. 프레이저 도허티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할머니에게 전달해 이해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콘셉트이다. 그래서 슈퍼잼의 콘셉트는 ‘100퍼센트 과일’이다”라고 말한다. 할머니의 무설탕 100% 천연과일잼 레시피를 바탕으로 내가 잼을 만들어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린 손자 프레이저 도허티는 수십 년에 걸쳐서 레시피의 완성도를 차츰 높인 할머니의 노하우를 콘셉트로 슈퍼잼을 기획하게 된다.

확대 재생산되는 진짜 스토리의 힘

프레이저 도허티는 “나는 슈퍼잼의 성공은 거의 100퍼센트 나의 특별한 스토리 덕분이라고 말한다. 내가 가진 것은 슈퍼잼이라는 브랜드뿐이고, 브랜드는 결국 스토리로 귀결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동네에서 방문판매로 판매되던 슈퍼잼이 대형마트인 웨이트로즈 매장에 입점한 첫날, 슈퍼잼에 대한 기사 몇 건이 처음으로 신문에 실렸다. 그리고 그날 오후 내내 각종 신문사, 라디오 방송국, TV 프로듀서들의 인터뷰 요청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프레이저 도허티는 사흘 동안 신문사 및 잡지사 30곳, 라디오 방송국 16곳, TV 프로그램 7개와 인터뷰를 하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외국 신문사와 라디오 방송국에서도 그의 스토리를 듣고 연락을 해왔다. 애든버러에서 할머니의 잼 제조법을 배워 사업을 시작한 특이한 소년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반응한 것이다. 덕분에 웨이트로즈 매장 출시 이후 8개월 동안 15만 병의 판매고를 올리게 된다.

브랜드, 미디어가 되다.

미디어란 중간에 자리하여 사이를 매개하는 것(네이버 지식백과)이다. 프레이저 도허티는 “사업은 사랑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고 지역사회를 지원하며 윤리경영을 한다면, 고객과 이윤은 증가하게 마련이다”라고 말한다.

콘텐츠 마케팅 서밋에 참석한 2018년에 많은 강사들이 ‘브랜드가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고 반복하여 강조를 했었는데 그 때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미디어의 정의를 매스미디어 이상으로 확장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는데 SNS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보며 브랜드가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에 자리하여 사이를 매개하는 것이 미디어라면 가치가 있는 철학과 스토리를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브랜드가 할 수 있고 앞으로는 그런 브랜드에 소비자의 충성도가 생길 것임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친환경, 지속가능성, 공정무역, 인권, 사회적 가치 등을 이야기하며 이를 위해 예산을 투자하고 행동하고 있다. 제품 외적인 브랜드의 철학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이에 공감하는 소비자와의 끈끈한 연대를 바탕으로 브랜드가 더욱 브랜드다워지는 선순환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 브랜드 중에도 이를 시작하거나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브랜드가 브랜드 로고를 넘어선 B.I(Brand Identity)에 대해 진정성 있는 고민을 하고 이에 대한 결과와 행동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브랜드의 가치를 쌓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브랜드가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