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에너지융합연구부 최창순 선임연구원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진짜 내 피부같이 느껴질 수 있는 인공피부가 있다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융합연구부 최창순 선임연구원팀이 성균관대 천성우 박사와 함께 인체 피부가 느끼는 압력과 진동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인공피부촉각센서를 개발했다.

단순 압력과 온도 감지 기능을 갖춘 기존 센서와는 달리 압력과 진동 모두를 감지하거나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이용해 물체 표면 거칠기를 전기신호로 변환시켜 구분하는 등 물리적 자극을 더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다.

최 선임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사람 손가락 지문을 모사한 마이크로 패턴이 있는 상단 패널, 고속 응답(FA, Fast Adaptive) 수용체를 모방한 진동센서가 있는 중간 패널, 저속 응답(SA, Slow Adaptive) 수용체를 모방한 압력 센서를 구현한 하단 패널로 구성된 유연한 필름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12가지 종류의 직물 거칠기를 99% 이상의 정확도로 구분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Nano Letters’ 온라인판에 지난 4월 26일 게재됐으며, 인공피부 이식 분야에도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됐다.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개발하게 됐다는 최 선임연구원에게 좀 더 자세한 연구 스토리를 들었다.

 

DGIST 에너지융합연구부 최창순 선임연구원
DGIST 에너지융합연구부 최창순 선임연구원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고 이번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으셨다고요.

평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를 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주인공이 수트를 입고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수트를 통해 시각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피부를 통해 느끼는 촉감 정보까지 증강현실로 구현하는 장면을 보고 실제로 과학적인 구현이 가능하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촉감 중에서도 흔히 우리가 피부를 통해 느끼는 거칠기의 정보를 어떻게 감지(sensing)할 것이냐는 점이 난제였습니다.

 

개발된 센서는 ‘저속 응답 수용체’와 ‘고속 응답 수용체’를 모사했다던데요.

실제 사람 피부에는 외부의 다양한 기계적 변화를 감지하는 수용체들이 있습니다. 그 중 정적(static) 압력 및 분포를 감지하는 저속 응답 수용체, 동적(dynamic) 압력변화, 진동 및 거칠기를 감지하는 고속 응답 수용체가 대표적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각각 그래핀 센서와 마찰전기 센서로 수용체들을 모사해낸 것입니다. 즉, 피부에 실존하는 수용체의 작동 원리를 모방함으로써,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센서를 하나의 소자에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이지요.

 

센서가 어떻게 압력과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인가요?

우선 압력은 단위 면적당 느끼는 힘을 말합니다. 저희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그래핀으로 압력 센서를 구현했는데요. 위에서 가한 압력에 의해 그래핀 센서가 물리적으로 눌려지면서 전기적 특성(전기저항)이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했습니다. 즉, 압력이 인가되면 이와 비례해 그래친 센서가 변형되고, 변형된 그래핀의 전기적 저항 값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지요. 결국 그래핀 센서의 저항을 측정함으로써 압력을 정량화 및 감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칠기 센서는 마찰전기의 원리를 이용했는데, 이번 연구가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지요.

 

마찰전기 원리를 거칠기 센서에 어떻게 응용하셨나요?

서로 다른 두 물체를 비비거나 겨울철 금속 문고리를 잡을 때 생성되는 정전기는 우리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현상들이지요. 바로 이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수확하고자 하는 연구가 마찰전기 발전(triboelectric generator) 분야이며, 매우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저희 연구팀이 마찰전기를 이용해 개발한 센서는 아주 얇은, 두 개의 서로 다른 판이 마주보는 형태인데요. 이 센서에 물체를 비비면, 그 물체 표면의 거칠기에 따라 두 판이 물리적으로 마찰되면서 독특한 고유의 마찰전기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전기의 그래프를 분석하면, 거칠기 정보를 객관적인 수치로 정량화하여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입니다. 기존의 인공피부 기반 센서 연구는 대부분 피부에 인가된 압력을 측정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지요

그림 1. 인간의 손가락 피부와 피부 내 다양한 감각 수용체(a)를 모사해 지문과 마찰전기 기반의 고속 응답(F A,Fast Adaptive) 수용체, 그래핀 센서 기반의 저속 응답(SA, Slow Adaptive) 수용체 등으로 구성된 인공피부(b). 이 때 실제 사람의 피부 감각 수용체에 의해 형성되는 전기신호와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인공피부의 전기신호를 비교한 모습(c).
그림 1. 인간의 손가락 피부와 피부 내 다양한 감각 수용체(a)를 모사해 지문과 마찰전기 기반의 고속 응답(F A,Fast Adaptive) 수용체, 그래핀 센서 기반의 저속 응답(SA, Slow Adaptive) 수용체 등으로 구성된 인공피부(b). 이 때 실제 사람의 피부 감각 수용체에 의해 형성되는 전기신호와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인공피부의 전기신호를 비교한 모습(c).

적용가능한 분야가 있다면.

현재는 시각적 정보에만 의존하는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센서를 이용하면 영화와 같이 착용 가능한 수트 형태로, 촉감이나 질감을 이용한 증강현실 구현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미래에는 사람의 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피부의 구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피부이식도 가능해진단 말씀이신가요.

개발한 센서에서 나온 전기 신호가 실제로 인체 피부에서 뇌로 보내는 촉각 신호와 유사한 형태 및 패턴을 갖는다는 점에서 인체 피부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식용 인공피부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피부이식 실험을 위한 관련 전문의와 협업이 필요하고, 임상실험을 통한 인체 적합성이나 기타 선행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거칠기를 수치화하여 감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니, 화장품 분야에서도 적용할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미용 도구인 브러쉬 모나 화장품의 제형에 따른 촉감 차이도 알 수 있을까요?

들어주신 예처럼 여러 종류의 브러쉬가 있고, 서로 다른 브러쉬를 사용했을 때 실제 피부에 느껴지는 거칠기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거칠기 정도를 표현하는 방식 또한 개인차가 있겠지요. 만약 저희가 개발한 센서에 브러쉬를 문지른다면, 브러쉬의 거칠기 정보를 정량화할 수 있을 겁니다. 개인의 느낌이나 생각으로만 표현해오던 화장품 혹은 도구의 거칠기 정보를 수치로 객관화하는데 응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통령 포스닥 펠로우십,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등이나 Nature communications, Science와 같은 상위 저널 등 학술 업적이 남다르신데요. 어떤 연구를 주로 해오셨나요?

저는 주로 착용 가능한 직물 또는 섬유형태의 에너지 소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쉽게 설명 드리자면 머리카락과 유사한 실 형태의 배터리나 발전기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섬유는 가볍고, 기계적으로 유연한 특성을 갖기 때문에 밴드나 직물 형태로의 확장성 등 다양한 장점이 있는데요. 이를 이용해 다양한 웨어러블 전자기기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거나 앞으로의 연구 계획도 궁금합니다.

미래에는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착용 가능한 직물, 섬유형태의 소자, 피부에 직접 붙여 사용 가능한 인공피부형 소자, 나아가 인체 내부까지 이식이 가능한 소자 등 형태와 종류 한계 없이 웨어러블이라는 큰 키워드 속에서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나아갈 것입니다.

 

연구하고 싶은 특정 분야가 있나요?

착용 가능한 에너지 발전 소자를 만들고 싶어요. 예를 들어 지금은 저희가 보조 배터리를 들고 다니잖아요. 착용 가능한 발전기를 만들면, 보조 배터리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질 겁니다. 우리가 입을 스마트 옷이 온도, 습도, 물 등과 같이 외부의 다양한 환경조건에 따라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고(발전), 이를 저장했다가(축전),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돌이켜보면 정부에서 연구비 지원도 받아야 하고, 실험을 위한 연구원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아낌없는 조언을 해 주시는 동료 박사님들의 도움 등 너무도 많은 도움이 있었습니다.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지면을 빌려 도와주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Self-Powered Pressure-and Vibration-Sensitive Tactile Sensors for Learning Technique-Based Neural Finger Skin

ABSTRACT

Finger skin electronics are essential for realizing humanoid soft robots and/or medical applications that are very similar to human appendages. A selective sensitivity to pressure and vibration that are indispensable for tactile sensing is highly desirable for mimicking sensory mechanoreceptors in skin. Additionally, for a human–machine interaction, output signals of a skin sensor should be highly correlated to human neural spike signals. As a demonstration of fully mimicking the skin of a human finger, we propose a self-powered flexible neural tactile sensor (NTS) that mimics all the functions of human finger skin and that is selectively and sensitively activated by either pressure or vibration stimuli with laminated independent sensor elements. A sensor array of ultrahigh-density pressure (20 × 20 pixels on 4 cm2) of interlocked percolative graphene films is fabricated to detect pressure and its distribution by mimicking slow adaptive (SA) mechanoreceptors in human skin. A 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 was laminated on the sensor array to detect high-frequency vibrations like fast adaptive (FA) mechanoreceptors, as well as produce electric power by itself. Importantly, each output signal for the SA- and FA-mimicking sensors was very similar to real neural spike signals produced by SA and FA mechanoreceptors in human skin, thus making it easy to convert the sensor signals into neural signals that can be perceived by humans. By introducing microline patterns on the top surface of the NTS to mimic structural and functional properties of a human fingerprint, the integrated NTS device was capable of classifying 12 fabrics possessing complex patterns with 99.1% classification accuracy.

KEYWORD

Self-power, mechanoreceptors, skin electronics, sensors, triboelectric nanogenerator, finger skin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