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불 장운상, 미인도,
27 x 23 cm, 종이에 채색
사진제공: 코리아나미술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목불 장운상(木佛 張雲祥 1926 -1982)의 <미인도>는 크기가 작은 작품임에도, 날렵한 선과 부드러운 색으로 관람객을 강하게 사로잡는 작품이다. 여인은 머리를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빗어 넘겨 쪽을 졌고, 고개를 왼쪽 아래로 돌렸는데, 부채로 얼굴 오른편을 가린 모습은 다소곳이 햇살이라도 피하려는 듯 보인다. 가는 눈썹과 평행을 이루게 그려진 긴 눈매, 둥글고 높은 콧날, 그리고 도톰하게 두드러지는 분홍빛 입술은 전형적인 한국형 미인의 모습에 서구적 미인형을 접목한 모습이다. 배경에 낮게 깔린 대나무 가지들은 화면 앞쪽에 있는 여인보다 엷은 필치로 그려 원근감을 살렸다. 작품에 등장하는 부채는 시원함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장운상의 미인도에는 부채가 자주 등장하는데 <미인도>에서는 방구부채라고도 불리는 단선(團扇)의 중앙에 태극 문양을 붙여 장식한 알태극선이 묘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미인도에 나타나는 부채는 불우한 여인의 상징이기도 하다. 여름에 더위를 식혀주던 부채가 가을이 되면 쓸모 없어져 상자 속에 들어가 버리는데, 이것을 더 이상 남성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여성들의 불행한 처지에 비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운상의 미인도는 서글픈 정조가 없고 오히려 밝고 경쾌한 분위기다.”1

– 조인수(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코리아나 화장품 X 코리아나미술관

㈜코리아나 화장품은 1988년 창립 이래로 30년간 아름다움을 향한 연구와 ‘명품주의’로 생산된 화장품을 통해 한국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유상옥 회장은 50년 가까이 수집한 유물과 예술작품을 문화 나눔으로 사회에 환원하고자 2003년 서울 강남구에 ‘스페이스 씨 space*c’를 설립하였습니다. 화장유물을 소개하는 코리아나 화장박물관과, 현대미술 국제기획전 및 다양한 소장품 기획전을 50회 이상 선보여 온 코리아나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코리아나미술관은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하는 등 현대미술의 주요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코리아나 화장품의 소장품은 국내외 다양한 지역을 돌며 수많은 관객들을 만났으며, 이번에는 더케이뷰티사이언스의 독자들에게도 지면을 통해 다가가고자 합니다. 오랜 기간 수집된 아름다운 여인화들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과 멋, 그리고 고유의 특색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조인수, 「한국 현대 미인도의 두 거장」, 『자인 ZAIN – 동서양의 근·현대 미인도』, (코리아나미술관, 2018),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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