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학교 뷰티사이언스연구센터 노호식 센터장(화학공학과 교수)

Polyphenol Paradox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

피부는 신체의 가장 바깥쪽에 존재하며 외부로부터 신체의 내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외부 유해요소에 노출되어 있다.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대표적인 유해 요소는 자외선이다.1 자외선이 피부에 쪼여지면 두가지 현상이 발생한다. 첫번째로 다량의 활성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를 발생시켜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두번째로는 멜라닌형성세포Melanocyte를 자극하여 멜라닌을 형성한다.

그림 1.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
그림 1.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

산화적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 산화 과정

활성산소는 산소의 산화물로서 매우 큰 반응성을 가짐으로 세포 내 단백질, 지질 뿐만 아니라 핵산과 결합하여 구조의 변화를 유발한다.2 일반적으로 가장 처음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의 형태는 초과산화물Superoxide, O2.- 이다. 생성된 초과산화물은 SODSuperoxide dismutase효소에 의해서 과산화수소H2O2, hydrogen peroxide로 전환되어 세포 바깥으로 배출된다. 과산화수소는 과산화분해효소Catalase와 과산화효소Peroxidase에 의해 물과 산소로 분해된다. 하지만, 많은 양의 과산화수소가 생성되어 세포내에서 이를 적절하게 제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과산화수소는 전이금속인 철을 이용하는 펜톤반응Fenton’s reaction에 의해 활성산소 중 가장 강한 히드록실 라디칼Hydroxyl radical, OH.-을 형성하는데 이 히드록실 라디칼이 DNA, 단백질 및 지질의 산화를 촉진한다.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적 스트레스는 자외선에 의해서 일어나는 산화과정이다.

그림 2.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 메커니즘
그림 2.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 메커니즘

멜라닌의 생성Synthesis of melanin : 산화 과정

피부색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멜라닌은 멜라닌형성세포Melanocyte에서 만들어지는데 검은색인 유멜라닌Eumelanin과 갈색인 페오멜라닌Phenomelanin으로 이루어져 있다. 멜라닌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기질로 사용되는 아미노산인 티로신Tyrosine과 티로신을 DOPA와 도파퀴논Dopaquinone으로 전환시키는 티로시나제Tyrosinae 효소가 필수적이다.

그림 3. 멜라닌 합성 메커니즘(산화 과정)
그림 3. 멜라닌 합성 메커니즘(산화 과정)

기본적으로 티로시나제는 물질을 산화시키는 산화효소Oxidase이다. 티로신이 티로시나제의 작용으로 DOPA로 변환되는 과정도 산화과정이고, DOPA가 도파퀴논으로 변환되는 과정도 산화과정이다.3 이 두 변환과정에서 티로시나제가 효소로서 작용하려면 반드시 산소가 필요하다. 티로시나제에 함유되어 있는 구리금속이 산소를 티로신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이러한 결과로 티로신은 DOPA와 도파퀴논으로 산화된다. 멜라닌 생성과정도 자외선에 의해서 일어나는 산화과정이다.

천연 항산화제 ‘폴리페놀’

식물은 2차 대사산물로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 화장품에 이용되고 있는 다양한 천연 추출물의 항산화 효과는 페놀성 화합물에 기인하고 있다. 녹차에는 카테킨Catechin, EGCG와 같은 항산화 물질이 존재하는데 여러 개의 페놀기를 가지고 있는 화합물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천연 페놀성 화합물로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들 수 있다.4 레드 와인에 함유되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은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의 원인 물질이다. 프렌치 패러독스는 프랑스인들이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를 하는데도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미국인의 1/3 밖에 안 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이와 같은 현상은 레스베라트롤의 항산화 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4. 카테킨, EGCG 그리고 레스베라트롤의 구조
그림 4. 카테킨, EGCG 그리고 레스베라트롤의 구조

레스베라트롤의 구조를 살펴보면, 두 개의 벤젠고리가 이중결합(스틸벤 구조)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벤젠고리에 세 개의 히드록실기가 존재하는 전형적인 폴리페놀Polyphenol 화합물이다. 레스베라트롤의 항산화 효과는 세 개의 히드록실기에 기인한다.

‘페놀성 화합물’의 항산화 메커니즘

페놀성 화합물은 라디칼 소거능을 나타낸다.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라디칼인 DPPH2,2-diphenyl-1-picrylhydrazyl을 이용하여 페놀성 화합물의 라디칼 소거능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는 소거 메커니즘은 페놀로부터 수소가 떨어져 나와 DPPH에 전달되어 라디칼을 소거하고 페놀성 화합물은 펜옥시 라디칼을 형성한다.5 라디칼 소거 정도는 색깔 변화를 통하여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림 5. 페놀의 라디칼 소거 메커니즘
그림 5. 페놀의 라디칼 소거 메커니즘
그림 6. 미백제들의 구조
그림 6. 미백제들의 구조

페놀의 항산화력은 수소를 얼마나 잘 떨어뜨려 낼 수 있는 가에 따라 결정된다. 바로 옆에 히드록시기가 하나 더 있는 카테콜Catechol 구조의 화합물이 페놀에 비해서 훨씬 더 좋은 라디칼 소거능을 나타낸다. 이웃하는 히드록실 그룹이 수소가 떨어져 나간 페녹시 라디칼을 안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페놀성 화합물’의 멜라닌 생성 억제 메커니즘

멜라닌 생성 효소인 티로시나제의 작용이 티로신의 산화과정이므로 티로시나제 효소 억제제로서 일차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화합물이 항산화제이다. 비타민 CAscorbic acid는 대표적인 항산화 미백제이다. 앞에서 언급한 포도 유래의 항산화제인 레스베라트롤도 멜라닌생성 및 티로시나제 효소 억제 효능이 알려져 있다.6 항산화 효능을 갖는 모든 화합물이 티로시나제 억제 효능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반대로 미백 효능을 나타내는 거의 모든 화합물이 항산화 효능을 가지고 있다. 항산화 효과를 갖는 미백제들의 구조를 살펴보면 페놀성 화합물들이다

천연유래 티로시나제 억제 물질 : 로도데놀Rhododenol

천연유래 항산화 물질로서 미백제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다. 카네보에서 개발된 로도데놀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얻어진 천연 항산화 미백제 중의 하나이다. 로도데놀은 일본 메이플 나무Japanese maple tree로 불리는 Acer nikoense MaximAceraceae의 껍질에서 얻어진 화합물이다.7 껍질 추출물의 멜라닌 생성억제 효능과 항산화 효능을 확인한 후에 효능 성분을 분리 정제하여 얻은 천연 유래 화합물이다

그림 7. 로도데놀의 구조와 제조법
그림 7. 로도데놀의 구조와 제조법

로도데놀이 천연에 존재하는 양이 많지 않아 실제로 화장품 원료로는 천연에 많이 존재하는 라스베리케톤Raspberry ketone을 환원하여 사용한다. 로도데놀의 구조를 살펴보면, 벤젠고리가 4개의 탄소와 연결되어 있고 벤젠고리에는 한 개의 히드록실기와 세번째 탄소에는 2차 알코올이 존재한다. 로도데놀은 페놀성 화합물로서 멜라닌 생성억제 효능은 벤젠고리의 히드록실 그룹에 기인한다.

‘페놀성 미백제’의 위험성

가네보에서 개발된 로도데놀은 2008년에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쿼시-드럭(Quasi-drug;의약외품)으로 허가를 받아 미백 제품에 사용되었다. 그런데 가네보 미백제품을 사용한 고객들에게 피부의 색이 부분적으로 희게 변하는 백반증이 유발됨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하여 가네보는 로도데놀 성분이 들어가 있는 54개 제품을 리콜 조치하였다.

그림 8. 로도데놀 함유제품에 의해서 유발된 백반증
그림 8. 로도데놀 함유제품에 의해서 유발된 백반증

폴리페놀 패러독스

자외선이 피부에 쪼여지면 크게 두가지 산화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첫번째로는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두번째로는 멜라닌형성세포를 자극하여 멜라닌을 생성하는 것이다.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항산화제가 필요하며, 멜라닌을 만드는 과정도 산화과정으로 이 산화과정을 억제하기 위해서도 항산화제의 사용은 유용한 방법이다. 천연에 존재하는 많은 페놀성 항산화제들이 두 과정에 모두 효과적이다. 하지만 페놀성 화합물의 항산화 작용에서 활성산소 소거능과 멜라닌 생성억제 효능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로도데놀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페놀성 화합물이 멜라닌 형성과정에 억제제로 사용될 경우 세포독성을 유발하는 독성 중간체 형성이 보고되고 있다.8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페놀성 미백제의 위험성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연구와 또 이러한 위험성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미백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REFERENCES

1. 자외선이 피부 및 피부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Kor. J. Aesthet. Cosmetol.,11 (2013) 417 – 426.

2. Intracellular antioxidants : From chemical to biochemical mechanisms,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37 (1999) 949 – 962.

3. Tyrosinase : a comprehensive review of its mechanism, Biochimica et Biophysica Acta, 1247 (1995) 1 - 11.

4. Biological effects of resveratrol, Life Sciences, 66 (2000) 663 – 673.

5. Structure-property relationships of trimetazidine derivatives and model compounds as potential antioxidants, Free Radical Biology & Medicine, 25 (1998) 113 – 120.

6. Effects of hydroxystilbene derivatives on tyrosinase activity, Biochem. Biophys. Res. Commun., 307 (2003) 861 – 863.

7. Melanogenesis inhibitory and free radical scavenging activities of diaryheptanoids and other phenolic compounds from the bark of Acer nikoense, Biol. Pharm. Bull. 29 (2006) 1970 – 1972.

8. Tyrosinase-catalyzed oxidation of Rhododendrol produces 2-methylchromane-6,7- dione, the putative ultimate toxic metabolite : Implications for melanocyte toxicity, Pigment Cell Melanoma Res. 27 (2014) 744 –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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